333. 부루고뉴에서 숙성되는 와인처럼, 맛있게 숙성되는 인생을 맛볼 수 있다면...

 

일생을 사는 동안 단 한 방울의 술도 마셔보지 못한 사람이 없지는 않을 것이나 마지못할 강권에 의해 한 잔 또는 한 모금이라도 마셔는 봤을 법한 술. 필자도 술을 남부럽지 않게 마시던 시절이 있었으나 십여 년 전부터 거부감이 생기더니, 이제는 건배만이라도 하자며 따라주는 한 잔 술도 들었다 내려놓으면 식초가 되도록 백안시하고 마는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어쩌다 와인이 준비된 자리에 가면 운전의 염려가 없을 경우 몇 모금 입술을 축이곤 한다. 그렇다고 와인에 해박한 Sommelier도 아니며, 와인의 맛에 대하여 좋고 낮음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문외한이지만 붉은색 포도주와 투명한 화이트 와인의 색깔과 향기, 그리고 깔끔한 와인 잔을 보노라면 왠지 모를 분위기에 사로잡혀 몇 모금 입에 갖다 댄다는 것이 필자가 말하려는 단순한 와인예찬론(?)이다.

어제 시사회에서 본 ‘세드릭 클라피쉬/Cedric Klapisch’감독의 영화 <부루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을 보는 내내 필자의 코끝에서는 와인의 향기가 느껴지며, 프랑스 부루고뉴의 와이너리에서 포도주와 함께 숙성되는 인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부루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부루고뉴/Bourgogne’는 프랑스에 있는 세계적 와인 명산지로 와인 애호가들이 가장 아끼는 ‘부르고뉴 와인’과 최고급 와인으로 꼽히는 ‘로마네 꽁띠’가 유명한 곳이며, 영어식으로는 ‘Burgundy’라 표현한다.
이 작품의 원제는 우리를 연결하는 것이란 의미의 이지만 영제는 이다.

<부루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프랑스 부루고뉴에서 와이너리를 경영하는 집안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맏아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듯 엄하게 키우는 아버지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고향을 떠나 10여 년 동안 여러 나라를 거쳤던 ‘장’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고향을 찾는다. 그간 와이너리를 도맡아 운영 중인 둘째 ‘줄리엣’은 오빠의 귀향을 반기지만 무언가 속을 알 수 없는 ‘장’과 부모님의 사랑을 흠뻑 받았지만 결혼한 뒤 처갓집에 기갈에 시달리는 막내 ‘제레미’와의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한다. 삼남매가 재결합한지 불과 얼마 후 아버지는 집과 포도밭 등 모든 재산을 삼남매 공동재산으로 남기고 생을 마감하는데...

<부루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이 영화는 제작과 기획에 7년, 촬영에 1년의 공을 들였다. 부르고뉴에서 포도를 수확하는 8월말부터 9월초, 단풍이 물들 때쯤인 10월말과 겨울철 신을 위한 12월과 1월 그리고 5월과 6월에 걸친 봄철장면까지 끊어 찍어야하는 어려움을 출연배우들 모두가 흔쾌히 수락하여 완성되었다.

* 장남 ‘장’ - 배우 ‘피오 마르마이 / Pio Marmai
비록 아버지로부터 도피한 듯 보이지만 우직하면서도 자신이 맡은 일에는 책임감을 느낀다. 아내와 아들 ‘벤’이 기다리는 호주로 가야하는데 공동재산인 브루고뉴의 와이너리는 어떻게 하지?
* 장녀 ‘줄리엣’ - 배우 아나 지라르도 / Ana Girardot
소심하고 연약하게 보이지만 스스로 노력하며 강인함과 결단력까지 겸비했다.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힘들어 하지만 와이너리를 꼭 운영해야겠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
* 막내 ‘제레미’ - 배우 프랑수아 시빌 / François Civil
가족을 놔두고 떠났다 나타난 형에 대한 서운함, 처갓집의 강압에 진저리를 치지만 이대로 지낼 수 없으니 결단을 내려야해!

와이너리는 온 가족들이 생업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삼남매를 통하여 잘 숙성된 와인처럼 숙성되어가는 인생을 느낄 수 있다면 이처럼 달착지근한 영화가 있을까?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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