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Funeral” _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여러분과 작별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인생을 작별하는 시간이이기도 합니다.”

‘서광선 목사 미수米壽 감사예배와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지난 주 목요일 오후 5시. 오랜만에 찾은 이화여대 교정은 상큼한 꽃향기가 번지고, 다양한 꽃들로 가득한 교정은 아름다운 봄을 알린다. 유명한 ECC, 또 지하 4층 이삼봉 홀은 내가 퇴임 후 신축된 건물로 생소하다. 그러나 가는 길목에서부터 친근한 얼굴들을 만나면서 곧 친정에 돌아온 듯 편안해진다.

1부 ‘서광선 목사 미수 감사예배’는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인 서 목사 제자의 사회로 시작된다. 이화 특유의 교수님 칭호대신 부르는 ‘선생님‘, “우리선생님“을 수도 없이 부르는 제자들의 목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채운다. 또 서 목사의 장남인 음악가 고 서정실의 찬송연주 Amazing Grace가 울려 퍼질 때 참석한 모두의 가슴도 메어지고 잠시 숙연해진다. 할아버지의 미수를 축하하는 손주의 반주로 찬송, 동료 교수였던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의 축도로 1부 예배는 훈훈한 가운데 마무리된다.

2부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서광선의 정치신학 여정’ 출판기념회는 서 목사가 선곡한 ‘아침이슬’을 부르며 시작된다. ‘아침이슬’이 금지곡이 되었던 시대를 함께한 참석자들은 ‘길이 꺼지지 않는 인류의 횃불 되어 타거라’를 목이 터져라 외친다. 축사는 서 목사의 제자인 현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의 축사로 “제가 서 목사님을 처음 만났던 학창 시절의 이야기는 99세 생신 때로 미루고<중략>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서 목사님 강의를 통해 철학을 알게 되어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전공하고, 유학을 가고, 훗날 철학과 교수가 되었습니다.<중략>”

답사에 나선 서 목사는 “제 학생이 총장이 되었다는 게 자랑스럽고 이렇게 축사를 해주어 고맙습니다.” 그가 가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줄곧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가 싶더니 “나는 이 행사를 ‘Living Funeral, 살아서 하는 장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죽은 뒤에 날 찾아오시면 내가 인사를 할 수 없는 데 오늘은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러분과 작별인사 하는 시간이고 또한 인생도 작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혹 그동안 교수로 제자들에게 ‘갑질’을 한 게 있다면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을 수도 없이 부르는 제자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마련한 잔칫날.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기억되는 두 단어가 있다. ”우리에게 품위 있게 사는 삶 과 사랑을 알려주셔서 감사“ 하다는 ‘품위’와 ‘사랑’이라는 우리 삶의 근원을 제자들이 마음속에 새기면서, 그 제자들을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전수되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들로 인해 이 혼탁한 사회가 이나마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교정의 꽃향기가 퍼지듯 이삼봉 홀 전체가 사람의 향기로 가득 퍼져가는 듯하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마지막 노래 또한 서목사가 선곡한 ‘사랑으로’를 다 함께 부르며 잔치는 끝난다. 제자 김혜숙 총장의 서광선 목사 99세에 하겠다는 못 다한 이야기가 못내 궁금하여 ’백수白壽‘ 잔치가 기다려진다.

서광선 목사님!! 오늘 ‘미수米壽잔치’는 사랑으로 가득한 품격 있는 멋진 잔치였습니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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