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의 세상이야기]322.조선 500년 역사 속의 폭군

 

조선은 태조 이성계가 즉위한 1392년부터 1910년 마지막 임금인 순종에 이르기까지 27명의 왕이 승계하면서 518년간 지속되었다. 500년의 긴 세월을 단일 왕조의 통치를 하였는데 세종대왕처럼 그 치적이 후대에까지 칭송되는 성군도 있었지만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왕좌를 지켜낸 소위 폭군도 여럿 있었다.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장자가 왕위를 물려받는 장자계승 방식으로 가다가 문종이 지병으로 일찍 죽자 어리지만 당연히 단종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왕권에 욕심이 있었던 문종의 동생 수양은 조카를 몰아내고 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죽음이 있었기에 폭군으로 손꼽힐 수도 있지만 그는 왕위찬탈이후 위기의 조선을 위해 상당부분 좋은 일을 많이 했기에 자연스레 폭군의 오명은 벗어냈다.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조 최고의 폭군타이틀은 결국 연산군에게 돌아가야 옳지 않을까싶다. 연산군하면 흥청망청이란 단어가 먼저 연상된다. 그런 폭정을 했기에 연산은 왕위에 오른 지 12년 만에 왕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흥청망청(興淸亡淸)’이란 말은 폭군 연산군 때 생긴 말로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내용대로 연산군은 처음부터 폭정을 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알게 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후 연산은 돌변했다. 자신을 낳고 궁궐에서 쫓겨난 생모 폐비 윤 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게 되고 애통해하면서 관련자들을 잡아다가 무자비하게 죽였다.

그의 폭정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툭하면 사람을 죽이고 온갖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주색잡기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던 연산군은 급기야 대신들을 시켜 조선팔도의 예쁜 여자들을 뽑아오게 하여 궁궐에 들였다. 그 숫자가 무려 만 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용모가 예쁘고 노래 잘 부르고 춤 잘 추는 여자들을 가려 뽑아 ‘흥청(興淸)’이라고 불렀다.

연산군은 하루에 천 명에 가까운 흥청을 매일 불러 놓고 떠들썩하게 연회를 열었다. ‘흥청거린다’는 말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연산군은 이렇게 임금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일삼다 결국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강화도 교동으로 쫓겨나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망청(亡淸)’은 흥청 때문에 연산군이 망했다 해서 별 뜻 없이 한데 어울러 쓴 것이, 세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 보니 오늘날 사자성어처럼 굳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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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5 한림(漢林)최기영 > ericchoi1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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