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디자인 하다. 루이지 꼴라니

 

‘의자에 앉을 수 있습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오렌지색 플라스틱 의자가 눈에 띈다. 의자로 앉아보고 가슴에 품듯 책상으로도 앉아본다. 1973년 어린이용 의자로 설계된 책상과 의자가 한 몸으로 결합되어 양쪽 방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독일 가구업체에 의해 상용화된 꼴라니의 여러 가구 발명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로 꼽히는 작품에 앉아 보는 감격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에 가까운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던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공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자연으로부터의 영감을 받아 곡선의 아름다움을 활용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 90살의 디자이너 루이지 꼴라니의 작품들은 자연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으며, 자연의 형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지향적 ‘바이오 디자인’의 창시자로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로 불리는 루이지 꼴라니의 디자인 세계를 조명하는 ‘자연을 디자인 하다, 루이지 꼴라닌 특별전’(2017.12. 8~2018. 3.25)이 DDP에서 열리고 있다. 자연의 형태와 그의 디자인관을 투영해 낸 작품 100여점과 처음으로 공개되는 루이지 꼴라니의 드로잉이 전시된다.

1928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루이지 꼴라니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공기역학을 공부하며 엔지니어적 능력을 키웠다. 그는 자연에 관심이 많아 물고기나 새, 나무를 비롯한 생명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개성적인 형태, 유선적으로, 때로는 기체역학적으로 자연에 가까운 선을 만들어 ‘바이오 디자인’이 탄생했다.

현대 디자인에 폭넓게 영향을 준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루이지 꼴라니의 디자인 세계는 자연에서 찾고, 얻고, 그의 영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바이오디자인'을 자연과 형태가 유사한 점뿐 아니라 1. 좋은 소재일 것, 2. 소재는 자연에서 온 것이어야 할 것, 3.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여야 할 것 등 3가지를 강조한다.

4가지 주제로 나뉜 전시는 첫 번째 자연으로부터의 영감을 받은 꼴라니의 작품을 조명한다. 두 번째 꼴라니가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 6000점 가운데 '캐논 T90' 등 혁신적인 디자인을 소개한다. 세 번째 찻잔·물병 등의 소품에서부터 거대한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자인 영역을 접한다. 네 번째 자연에 가까운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던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꼴라니 작품의 철학이 맞은 콜라보레이션을 만난다.

루이지 꼴라니는 한국 디자인에 대해 "한국은 산업적으로 매우 세련되게 발전된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될 정도죠. 하지만 무엇인가 정체된 지점이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점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한국 디자인 수준도 전체적으로는 높지만, 개별적으로 튀어나온 작가가 없고, 탁 튀어나오는 예술성 높은 작가들이 없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루이지 꼴라니는 “자연이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미래의 디자이너들은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써야 하는 만큼 적절히 소재를 쓰고 있는가? 만약 역사가들이 지금 이 세기를 찾아온다면 범죄의 세기라고 명할 것이다”라는 말에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알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예술성과 디자인 철학은 무엇일까?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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