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민담』 출시로 연 담론험로, 전공의 전문성을 실감케 하다

 



1980년대 긴긴 학교 밖 시절 한 길이 넘는 갈대밭 지금의 올림픽공원 언저리 송파 방이동(芳荑洞) 막막한 황야에서 1984년에 난 난생처음 자신의 몽골 옛이야기 책을 출시했다. 어떤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 붙일 구석이 없어서 그냥 이에 집착해버리는 과정에서다.



[그림]1984년 5월 출간. chuchaehyok.com실림



하버드대학 대학원 사학과에 유학 중이던 박영재 학우가 아직 북방사회주의권개방 이전인 당시에 몽골 민담서[소수민족민간문학총서『몽고민족민간고사선』상해 문예출판사 1978]를 복사해 인편에 보내줘서 우리말로 편역한 것이다.민담이 문학인 걸 전문적으로 알아볼 식견을 전혀 갖추지 못한 일개 사학도인 내겐 실은 어림도 없는 작업이었다.초점을 잃은 눈동자를 굴리며 헤매다가 말도 제대로 안 되는 번역된 우리말 낱말들만 늘어놓아 정음사 출판부(김중대 전무)에 넘겼다.근래 심장마비로 타계한 외솔 선생님의 손자 최동식 교수가 사장으로 있던 시절이었다. 

그 말도 안 되는 원고뭉치를 최 사장이 같은 세종대 평교수협 해직교수로 출판사에 드나들던 문학 평론가 정현기 교수에게 넘겨준 모양이었다. 그 즈음에 도올 교수도 조흥윤 교수도 출판사엘 드나들며 차를 마시곤 하던 시절이었다.깜짝 놀란 건 그 후 그 엉터리 원고 뭉치가 명문 민담서로 출시돼 엉뚱하게도 내가 당시 뒷골목 꼬마들의 우상으로 데뷔하게 돼서다.사학도인 내 힘이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문학인 붓끝의 세련된 글 손질과 근사한 몽골고원 꼴밭 그림을 적절히 끼워 넣는 출판사의 절묘한 편집역량 덕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건 그 책이 몽·한수교 당시에 청와대를 출입하던 권영순 초대주몽골대사님의 눈에 띄어 뜻밖에도 내게 내가 몽골문화사절단 방한 답방 대표(초대한국몽골학회장)로 부상케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이다.최근인사동 서여 선생님 추모 모임에서 타계 전 최동식 교수와 나눈 마지막 관계 회고담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여기에 곁들이는 건, 급격한 정보화시대를 맞아 전공부재의혼융이 상식인 듯 혼란을 빚고 있으나 특정 전공의 기초훈련이 뒷받침 되지않은 면허 없는 운전 같은 글쓰기 운행 모험은 여전히 사고 낼 위험성을 안을 수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다는 나름의 자각  때문이다.

그 후 언젠가 글 솜씨가 역불급인 내가 내 역사관계 토막글을 손질해 줄 것을 바로 그 문학자 정 교수에게 넌지시 당부해보았더니 손사래를 쳤다.진솔한 자기고백일 수가 있었다.실로 역시 글쓰기에서도 보통은 운전면허 없는운전수의 차몰이 같은 문외한 차원의 글쓰기는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이 적어도 특정 전공연구 분야에선 절실한 것이 아닐까 사려되서다.

이는 특히 근 20여 년간 한국바이칼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각 분야 전공인·각국인 들을 두루 만나 담론~담소를 해가며 더불어 일 해오면서 되새겨본 내나름의 결과 담이기도 하다.물론 문학적 소양을 곁들이기도 하고 상고사와 당시사회의 혁명 밑그림까지를 두루 꿰뚫어 그려내 보는 단재 선생님 같은 특이한 인물의 글쓰기는 논외로 해야겠지만……. 


 chuchaehyok.com 월요역사칼럼 2018. 1. 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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