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자투리로 만든 호랑이가 무려 1억5천만 원?

 

"세상엔 버릴 게 없다" 는 에르므스 가문의 할머니의 검소가 오늘의 에르므스를 만들어냈다.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 온 것 같다. 여기가 에르므스 전시장이 맞나? 파스칼 뮈사르는 서울 도산공원 앞 에르메스 매장 곳곳을 풀벌레 소리와 나뭇잎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숲으로 바꿔놓았다. 여기저기 휘어진 나뭇가지엔 그가 오랜 기간 장인들과 함께 만든 목걸이, 펜던트 같은 장신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자투리 가죽을 이어 완성했다는 커다란 호랑이는 무섭지가 않고 부드러운 얼굴로 입구에서 관객을 맞는다.

에르메스 가문의 6대손 파스칼 뮈사르(Pascale Mussard)는 2009년부터 에르메스 공방에서 버리는 자투리 가죽이나 천, 크리스털이나 도자기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만드는 일 '쁘띠 아쉬' '재활용' 작업을 8년간 해 왔다. 2011년부터 1년에 두 번씩 자신이 만든 ‘쁘띠 아쉬’ 컬렉션을 전시하며, 올 3월엔 로마에 이어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에서 한국작가들과의 협업으로 이우어진 ‘쁘띠 아쉬 콜렉션’(2017.11.22. ~12.17)을 열었다.

에르메스는 장인의 손길로 재단하고 남은 최고급 가죽을 활용해 만든 특별한 오브제 컬렉션인 ‘쁘띠 아쉬 컬렉션’을 개최한다. 매장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정면에는 호랑이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호랑이 무늬를 표현하기 위해 송아지와 수송아지 자투리 가죽 조각 189개를 이어붙이고 그 안을 폴리우레탄 폼으로 채우는 데 총 222시간이 걸려 정교하게 제작한 이 작품은 1억5천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구매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이미 팔렸다. 누굴까?

재활용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건 재활용이 아니에요. 원하는 물건을 만들 때까지 각가지 재료를 써보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죠. 이건 일종의 실험이기도 하고 발명이기도 해요.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이라는 뜻)'보다는 '오트 쿠튀르(Haute Coutre·맞춤 물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거예요.” “가격은 한번 느끼지만 품질은 평생 느끼죠. 좋은 물건을 사들인 그날엔 그 값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평생 쓰면서 만족하다 보면 그 가격을 잊게 된다는 거죠. 저는 ‘쁘띠 아쉬’가 바로 그런 물건이라고 믿습니다." 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작가 정유리의 도자기, 이슬기의 누비이불, 최지원을 통해 하회탈을 알게 되어 그들과의 협업으로 브랜드의 노하우와 아티스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재탄생한 색다른 오브제 ‘쁘띠 아쉬’ 가 탄생되었다. 특히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가 계절의 변화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전시장 공간을 정원처럼 꾸몄다. 정연두는 2004년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받은 작가 중 한 명이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조각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조각보들이 많지만 전통을 능가한 현대화한 조각보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아직도 ‘이조 보자기’ 자랑만 하고 있다. 한 때는 내가 앞장서서 조각보를 할 수 있는 작가 10명을 선정하여 그들에게 10점의 작품을 제작하여 100점이 되는 날 ‘Beyond Bojagi’ 를 제시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벌써 10년이 지났다. ‘쁘띠 아쉬’ 전시를 보면서 새해에는 다시 10명의 작가를 찾아 나서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하며 한 해를 마감한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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