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의 세상이야기]310.세상이 아무리 험악해도 한줄기 희망은 남아 있다

 

찬양하나니, 아이기스를 지닌 제우스와 고귀한 헤라 / 아르고스의 여신을, 황금의 샌들을 신고 걸음 내딛는 분을 / 아이기스를 지닌 제우스의 딸 빛나는 눈의 아테나를 / 포이보스 아폴론과 활을 비처럼 쏘아대는 아르테미스를 / 땅을 붙들고 땅을 흔드는 포세이돈과 / 존경스런 테미스와 휘도는 눈썹의 아프로디테를 / 황금관을 쓴 헤베와 아름다운 디오네를 / 에오스와 거대한 헬리오스 그리고 빛나는 셀레네를 / 레토와 이아페토스, 그리고 음흉한 계략의 크로노스를 / 가이아와 거대한 오케아노스, 그리고 검은 뉙스를 / 영원히 존재하는 다른 불멸의 성스러운 종족을. 《신통기》- 中 -

BC 8세기 무렵, 유럽인의 정신과 사상의 원류가 되는 최대 최고의 대서사시《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Homeros)’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대 희랍의 시성(詩聖) ‘헤시오도스(Hesiodos)’는 자신의 저서 《신통기(神統記)》를 통해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탄생 및 계보 그리고 인간의 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계통적으로 서술하였다.

티탄족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적은 크로노스는 아버지의 생식기를 자르고 세계의 지배권을 차지한다. 그에게는 6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자식을 낳기만 하면 삼켜버렸다. 마지막 아들인 제우스를 낳았을 때, 아내인 레아는 돌멩이를 산의(産衣)에 싸서 아기라고 속여 남편에게 삼키게 하였다. 이렇게 해서 목숨을 구한 제우스는 예언대로 왕위를 차지한다. 제우스는 성장한 뒤 아버지 크로노스가 삼켜 버린 형들을 토해내게 한 후 형제의 힘을 키워서 세계를 통치한다. 형제끼리 제비를 뽑아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명부(冥府:지옥)를 각각 지배한다.

제우스는 그리스의 최고봉이자 신들의 공유지인 올림포스산에서 주신으로 군림한다.

“어떠한 신이나 여신도 나의 뜻을 어겨서는 안 된다. 만약, 내 뜻을 어기는 자가 있다면 그 자를 붙잡아 캄캄한 타르타로스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 때 그 자는 내가 다른 어느 신들보다 얼마나 힘이 센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절대 권력을 장악한 제우스는 번갯불로 싸움에 이기고 우주를 지배하였다.

제우스의 지배하에 있는 올림포스의 주요 신들을 살펴보자면, 먼저 제우스의 아내이며 누이인 여신 가운데 최고인 헤라(Hera),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Athena),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사냥과 출산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 제우스의 자매이자 곡물의 성장을 주관하는 여신 데메테르(Demeter), 화로의 불을 주관하는 헤스티아(Hestia), 제우스의 아들이자 태양신이며 음악ㆍ의술ㆍ궁술ㆍ예언의 신으로 위엄이 넘치는 아폴론(Apollon), 전령이며 나그네의 수호신인 헤르메스(Hermes),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Hephaestos), 군신 아레스(Ares), 이 밖에도 포도주의 신으로 주연(酒宴)의 상징이며 일명 바쿠스(Bacchus)라고도 하는 디오니소스(Dionysos), 이들이 바로 올림포스 신들의 중심을 이루는 12신이다.

한편, 권력을 장악한 제우스는 세상의 생명체들을 창조하게 되었는데, 이를 맡은 이들이 바로 프로메테우스(먼저 생각하는 사나이라는 뜻)와 에피메테우스(뒤에 생각하는 사나이라는 뜻) 형제였다. 형 프로메테우스가 흙을 빚어 생명체를 만들면 동생 에피메테우스가 그들에게 각자 어울리는 특징들 예를 들자면 날카로운 발톱, 하늘을 나는 날개, 단단한 껍질, 사나운 이빨 등을 주는 것이었다.

모든 생명체가 다 만들어지고 마지막으로 신들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생겨나게 되었을 때, 에피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줄 특징이 아무것도 없었다. 인간의 몸은 너무도 연약했기에 이대로 두면 다른 동물들에게 멸종당할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다. 그리하여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불을 갖다 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갈대 한 다발을 쥔 그는 태양의 신이 태양마차를 타고 하늘에 떠오를 때에 그의 바퀴에서 불을 몰래 훔쳐 인간들에게 주었다. 이 불과 함께 인류의 문명이 시작하게된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제우스의 커다란 진노를 가져왔다. 허락도 없이 불을 가져간 것도 괘씸하였지만 제우스는 인간들이 불을 다루게 되면 곧 사악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카우카소스산의 커다란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버렸다. 그가 받게 될 벌은 매일 아침마다 독수리가 날아와 간을 쪼아 먹는 것이었다. 그 고통이란 하루 종일 간은 다시 생겨나고 다음날 아침에 독수리가 또 쪼아 먹는 반복적인 고통이었다. 하지만 제우스의 분노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무리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주었기로서니 그것을 받아들인 인간에게도 진노하여 결국 인간을 벌주기로 결심했다.

제우스는 명을 내린다.

최고의 조각 신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진흙을 이겨 여신의 형태로 만들고 거기에 인간의 목소리와 힘을 불어넣게 하였다. 헤파이스토스의 뛰어난 솜씨에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은으로 만든 옷을 입히고 허리엔 금띠를 머리엔 눈부신 면사포를 드리워 주었다.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꿀물 같은 교태와 애잔함ㆍ그리움ㆍ남자의 속을 태우는 가련한 한숨을 주었다. 헤르메스는 상업ㆍ외교ㆍ도둑질의 신답게 꾀와 염치없는 마음씨, 필요하다면 거짓말도 마다하지 않는 간사함을 주었으며, 음악의 신 아폴론은 고운 노래로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는 재능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제우스는 이 여성에게 모든 선물을 다 받은 여자라는 의미의 ‘판도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는 선물로 예쁜 상자를 하나 건네주며, “이 상자는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인즉 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절대로 열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는 판도라를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낸다.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판도라의 아름다운 자태에 넋이 빠져버린 에피메테우스는 곧 판도라와 결혼하여 지상으로 내려와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뿐. 제우스가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했던 그 상자를 판도라는 호기심에 열어보게 된다.

상자를 여는 순간 그때까지 없었던 온갖 재앙과 질병이 마구 쏟아져 나와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죽음ㆍ불행ㆍ슬픔ㆍ기아ㆍ질병ㆍ공포ㆍ역병ㆍ전쟁ㆍ질투ㆍ원한ㆍ복수ㆍ분노 같은 것들이었다. 이것이 바로 제우스가 인간에게 내린 벌이다. 평화로웠던 세상은 금세 험악해졌다. 깜짝 놀란 판도라는 상자의 뚜껑을 닫았고 상자 속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하나가 남게 되었다.

에르피스. 즉, 희망(希望)이었다. 그 이후로 인간들은 힘든 일을 많이 겪게 되었지만 희망만은 잃지 않게 되었다. 어떤 횡액을 당해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그 어떤 고난과 불행ㆍ시련들도 다 이겨낼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이 아무리 험악해도 한줄기 희망은 남아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인간은 어떤 고통의 순간에도 희망을 가지는 존재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판도라의 상자 속에 최후까지 남았던 희망은 다른 모든 악에 대적할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희망은 우리를 구원한다. 젊은이들이여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절망하지 말고 희망하라.

어둠은 절대 빛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희망을 잃지 말라. 이것이 바로 삶의 진리이다.

< 2017.12.21. 한림(漢林)최기영 > ericchoi1126@naver.com


 

 No.

Title

Name

Date

Hit

2020

354. 유체이탈 한 젊은 경찰이 하필 내게 달라붙어 도움을 요청한다. 정말 미치겠다!

인승일

2018.09.22

396

2019

꺼지지 않은 신바람 불씨

여상환

2018.09.21

184

2018

[최기영의 세상이야기]339.추석이야기

최기영

2018.09.20

467

2017

세대(世代, generation)별 차이와 특성(48)

김정휘

2018.09.19

309

2016

자연과 함께 하는 미술관, 도시와 함께 하는 미술관

이성순

2018.09.18

50860

2015

홍오두~오녀산성 넘나드는 Along Mountain(阿龍山) 고개[BC4~5C] Ⅰ

주채혁

2018.09.17

639

2014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02)

정우철

2018.09.16

411

2013

353. 서기 645년, 당태종 20만 대군 vs ‘양만춘’ 5천 군사의 안시성 대혈투!

인승일

2018.09.15

467

2012

[최기영의 세상이야기]338.내 입안의 세 치 혓바닥이 몸을 베는 칼이다!

최기영

2018.09.13

566

2011

절망에서 피어난 멕시코 국민화가 ‘프리다 칼로’

이성순

2018.09.11

941

2010

숑크(紅) 타반(五) 톨로고이(頭)와 ‘오녀산성’ 상상계[4]

주채혁

2018.09.10

535

2009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01)

정우철

2018.09.09

390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