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수놓은 서울 단풍길 찾아 나서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같은 형형색색의 단풍을 맞으며 가을의 정취를 맘껏 누린다.

“교수님! 창밖이 아니 남산이 참 아름답네요. 분위기도 좋고 또 커피도 맛있고요. 감사해요.” “민정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가 가을의 막바지에 설악산 여행을 온 것 같이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라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식당으로 초대한 거다.” 이렇게 스승과 제자는 울긋불긋 오색 빛으로 물든 남산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힘든 상황을 잊고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리는 시간을 갖는다.

“아~ 황홀하리만치 아름답다. 저렇게 화려하고 신비한 색으로 물들여진 단풍을 누가 만들 수 있을까?” “저쪽은 아직도 억센 초록빛인걸 보니 햇빛이 안 드나보네. 안쓰럽다.” “엄마! 나도 매일 이곳을 지나는데 오늘에야 아름답게 물든 나무들이 보이네요.” “나는 20여년을 이 자리에 있는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퇴임하였는데 너는 일찍도 보았네.” 엄마와 딸은 이화의 교정을 지나며 오색 빛보다 더 아름다운 색으로 물든 단풍이야기를 이어간다.

하늘에서 별들이 내려오듯 노랗게 물든 단풍들이 눈부시게 반짝이며 쏟아지는 아파트를 걷는다. 칙칙한 누런 색깔의 변화도 없는 바둑판같은 형태로 삭막하다고만 생각되던 오래된 아파트단지가 오늘따라 아름다우며 운치 있고 고풍스럽다고 느껴진다. 길 한편은 황금빛을 띄는 노란색과 다른 한편은 타오르듯 붉게 물들여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 오묘한 색들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 들어 가장 춥다던 지난 일요일. 유난히도 높고 푸른 하늘아래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리는 시간을 갖는다. 물감을 뿌려 그림을 그린 것 같은 오색찬란한 단풍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풍성한 가을의 막바지 자락에 온 것 같다. 이 귀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가 눈송이같이 쏟아지는 눈부신 노랑과 풍요롭고 화려한 색의 단풍을 맞으며 걷기를 반복한다.

‘서울 단풍길 105선’중에서 덕수궁을 찾아 나선다. 한때는 즐겨 찾았지만 장터같이 복잡한 시청 앞 광장을 지나기가 싫어 피해 다녔는데, 오늘은 눈을 찔끔 감고 시청 앞 광장을 가로질러 서울시민이 뽑은 명소1위 덕수궁 돌담길을 수북하게 쌓인 단풍을 양탄자 위를 걷듯이 밟는다. 고궁으로 들어가니 복잡한 시청 앞 광장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다 못해 적막이 흐르는 고즈넉한 고궁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만끽한다.

나뭇가지 잎 새들이 떨어지고 흰 눈으로 가득 덮이는 날 제자 민정에게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계절이 바뀌는지, 꽃이 피는지, 단풍이 드는지도 모르고 바쁜 일상을 보내는 딸이 온 심혈을 기우려 준비하는 개인전이 끝나는 날 축복의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파란색 높은 하늘아래 형형색색 붉은색으로 물든 단풍들로 이 가을의 화려한 수채화대신 눈부시리만치 하얀 눈으로 뒤덮인 담백한 겨울풍경화를 그려본다.

눈이 펄펄 내리는 날. 남산이 보이는 그 식당으로 제자와 딸을 불러 눈 구경을 하리라.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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