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방식과 양

 

어떤 조직에서든지 그 속의 구성원이 성취감을 맛본다는 구체적인 징표가 바로 나눔이다. 비록 실패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하고 또 하는 도전의욕이 계속 샘솟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 나눔이다. 나눔이 없이는 하나가 될 수 없고 조직의 활력이 생길 수 없다. 특히 참여 후에 나타난 결과의 나눔이 어떤 원칙과 철학 없이 이루어진다면 신바람이 나올 수 없다.
어떻게 나눌 것인가? 제일 중요한 것이 마음의 나눔이다. 즉 상사는 부하의 업적을 인정해 주고 부하는 상사의 지시에 충성을 다하는 성의의 표시이다. 이 마음의 나눔은 돈이 들어가지 않는 투자로 상호간의 교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나 예상외로 힘이 든다. 그 원인은 상하간에 생긴 갈등 때문이다. 서로의 가슴에 감정의 응어리가 있는 상태에서 상사의 입에서 칭찬의 말이 나올 수 없으며 부하의 마음에서 충성심이 솟구칠 수 없기 때문이다.
갈등은 어떤 조직에서나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조직은 갈등현상에 의식적으로 대처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갈등관리(Conflict Management)는 조직 존립을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사항이다. 갈등을 관리한다는 것은 갈등을 해소시키거나 완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용인하고 그에 적합한 조치를 취하는 것까지를 말한다.
마음의 나눔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둘 이상의 행동주체 사이에 생긴 갈등 현상이 제거되어야 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갈등을 풀어주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용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갈등해소를 잘하는 기분파 민족이다. 가슴에 맺힌 한(恨), 심중에 품은 원(怨)까지도 어떤 형식이든 풀려고 노력해 온 민족이다. 어떤 갈등요소라도 풀 수 있다. 이것을 풀어주지 않으면 마음의 나눔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풀고 난 후에는 깨끗이 잊고 새로운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멋있는 민족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무속신앙인 별신굿에서 난장(亂場)이라는 것이 있었다. 난장은 이름 그대로 별의별 야단스런 장면을 연출하는 신바람이 집단적으로 구현되는 현장굿이다. ‘야단굿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별신굿의 야단굿판, 난장판은 유달리 요란하고 요사스러웠던 것이다. 이런 무질서, 혼돈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가슴이 시원해지고 맺힌 갈등이 풀어지는 것이다. 일단 난장이 지나가면 조직 공동체는 정화되고 쇄신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후련한 마음으로 아주 정상적인 질서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풀고 난 후에는 어떤 나눔의 방식도 먹혀 들어간다.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종업원의 갈등 해소를 위한 많은 제도들이 별신굿의 난장판같이 마음껏 터놓고 이야기하고 용서해주는 진정한 내용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 회사마다 한마음 공동체 모임이다, 한 가족 모임이다 하는 화합의 장도 많고, 또 직원의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제도도 많다. 그러나 좀 깊이 생각해 볼 것은 이것이 과연 서로의 마음이 진정으로 통하는 의사소통 제도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관리자들이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자세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한국인은 신나게 풀기를 원한다. 신명난 풀이의 춤이 연출될 수 있도록 관리자의 자세전환이 있어야 한다.

부하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 그것도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부화와의 갈등의 벽이 한번 없어졌다고 앞으로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단 상하간 조직 갈등 해소 후 먼저 해야 될 일은 관리자가 부하의 업적에 대해 칭찬해주는 일이다. 칭찬은 상대방의 장점을 볼 줄 알아야 가능하다. 칭찬을 아껴서는 일할 의욕을 불러 낼 수 없다. 누구나 추켜세우면 기본적으로 잘하게 되어 있다. 많이 사용할수록 좋은 것이 칭찬이다.
따라서 칭찬의 양은 제한이 없다. 최소한 한명의 부하에게 하루 세 번 이상은 꼭 칭찬해 주어라! 조직 분위기가 금방 달라짐을 느낄 것이다. 상사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 일할 의욕의 에너지가 가장 크게 분출되는 법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므로 칭찬할 점을 잘 찾아야 된다. 이런 면에서 칭찬이 질책보다 어렵다고도 볼 수 있다.
누구를, 언제, 어떤 점을 찾아서 칭찬해야 되는 것인지는 관리자 스스로가 연구해서 실행해야 할 부분이다. 처음에는 칭찬할 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나 차츰 습관화되면 쉬워진다. 대부분의 부하 직원들은 물질적인 보상보다 상사로부터의 따뜻한 말 한마다의 칭찬을 듣고 싶어 한다. 일의 보함, 삶의 의미를 여기서 찾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칭찬은 승자가 되었다는 기쁨을 맛보게 할 수 있는 좋은 통솔방법이다.

또 하나의 나눔은 보수, 인센티브, 포상 같은 물질적인 나눔의 방식이다. 좋은 의욕고취 방법이지만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우선 일의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물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의 양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은 그런 사상에서 좀 멀다. 모든 일은 함께 어울려서 노력한 결과이지, 어느 한 사람이 잘해서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의 두레 역시 자신의 이해타산을 떠난 순수 협동조직체였다. 많은 구성원들의 협력에 의해서 얻어 낸 결과는 함께 나누어져야 한다는 논리가 우리 한국인의 핼맥 속에 흐르고 있다.
따라서 남이 나보다 많이 받든지, 잘 되는 것을 보면 객관적으로 당연한 것 같은데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란 사실 어렵다. 그러나 생산해서 이익을 남겨야만 생존 가능한 오늘날의 기업세계에는 업적평가란 없을 수 없다. 정해진 평가원칙에 의해 나타난 결과에 대해 부하는 인정할 줄 모른다. 평가는 남이 하는 것인데도 받아들이지 않고 나보다 잘 한 것이 뭐냐 하는 식의 자기평가를 해 버린다. 이런 경우에도 생산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반면에 업적평가 결과에 따른 물적 나눔이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마찬가지로 문제는 생긴다. 결국 무사안일의 병폐가 생기게 되는 원인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직무에 따라 보수에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업적에 대한 임금차이가 명확하고 합리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업무성적이 반영된 임금차이는 별로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기업에서는 1년이 지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거의 모든 종업원이 자동적으로 승진, 승급이 되고 임금도 주로 연공에 의해 결정된다. 생산성 향상이 없는 임금인상, 일하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받는 임금지급 풍토는 바뀌어야 할 시기이다.
따라서 보수는 사람의 신분과 연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어느 정도 기여했느냐에 따라 주어져야 한다.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익을 많이 내야 하며, 그런 결과 주어진 것이란 사실을 종업원에게 인식 시킬 때 스스로 감시원이 되어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의욕이 불붙을 수 있다. 또 포상이나 인센티브의 활용도 적절히 구사되어야 일할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이 그룹 포상이다. 성과의 차이를 인정할 수 없는데 개인별로 상여금의 차이가 생기면 이것이 불만의 씨가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개인 포상을 하는 것도 효과를 올릴 수는 있으나 주의를 해야 한다.

70년대 우리 산업근대화의 기조정신인 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었던 것도 정부의 동기유발 정책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국내보다는 오히려 외국에 깊은 감동을 준 운동이었으며,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그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나라들이 많다. 우수 새마을을 선정, 포상금을 주어 그 돈으로 대부분 그들의 숙원사업인 도로포장, 간척지 사업 등을 하게 했다. 마을 단위로 의욕을 고취시키니 마을 목표를 향한 전원 협력의 풍토가 조성되고, 또 서로 모범마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소그룹 단위의 경쟁이 불같이 일어났던 것이다. 한편, 모범 새마을인을 뽑아 포상금과 함께 전국대회 때 발표를 시켜 전 국민을 자극하는 정책도 썼다.
국민적 성취동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랐던 세계 초유의 훌륭한 경험을 한 것이다. 이 운동은 공장에까지도 확산되어 지금도 대부분의 한국 기업에서는 그룹 포상을 많이 하고 있다. 소위 새마을 공장장상○○분임조라는 이름으로 주어지는 상이다. 개인의 상은 구성원이 공감되는 확실한 경우에만 주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든 차등을 주게 되면 부작용이 생긴다. 원래 우리 민족은 너와 내가 없는 인간평등 사상이 강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실패할 것이다. 나눔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는 신명난 춤이 연출될 수 없다.

여상환


 

 No.

Title

Name

Date

Hit

1738

[최기영의 세상이야기]307.내 입안의 세 치 혀가 몸을 베는 칼이다!

최기영

2017.11.16

662

1737

세대(世代, generation)별 차이와 특성(11)

김정휘

2017.11.15

431

1736

가을을 수놓은 서울 단풍길 찾아 나서다

이성순

2017.11.13

715

1735

어떤 ‘돌하르방’ 연구 촌평

주채혁

2017.11.13

655

1734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258)

정우철

2017.11.12

395

1733

309. DVD방 7호실, 절대 열려선 안 돼! vs. 무조건 열어야 해! 이걸 어쩌지?

인승일

2017.11.11

476

1732

강한 기업과 약한 기업

여상환

2017.11.10

256

1731

[최기영의 세상이야기]306.단종이야기

최기영

2017.11.09

679

1730

세대(世代, generation)별 차이와 특성(10)

김정휘

2017.11.08

397

1729

통의동 ‘보안여관’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바뀌다

이성순

2017.11.07

613

1728

“가갸거겨...”읊조리는 소리가 옛적 훌룬부이르 스텝에 울려 퍼지고!

주채혁

2017.11.05

635

1727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257)

정우철

2017.11.05

406

[이전] 6[7][8][9][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