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발굽과 순록발굽, 스텝로드와 Chaatang road

 


말발굽-마제(馬蹄)는 순록(Chaabog) · 소 · 돼지와는 달리 통굽이다. 발톱이 갈라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말발굽에는 굽쇠를 덧붙여서 발굽이 상하지 않게 보호한다. 몽골스텝 말은 스텝을 달리기에 알맞게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그 지대를 벗어나 거친 땅을 달리려면 말발굽에 쇠로된 굽쇠를 박아야 한다. 더 공활한 툰드라와 수림툰드라를 달려야 하는 순록은 발톱이 갈라져 마치 손처럼 당라숭(當剌速·訥: Danglasun-u 『몽골비사』 245장; 土塊的: 눈과 이끼가 뒤섞인 풀뿌리 어름흙덩이)의 얼음 땅이나 거기 엉켜 얼어붙은 숲을 움켜잡게 진화돼 있다, 몽골스텝 양치기 도우미 노릇을 하는 몽골스텝 말은 한랭고원 건조지대생태에 적응되어 있지만, 순록은 상대적인 한랭 고원 저습지대 생태에 적응되어 있다. 그래서 서로 뛰는 영역이 차별화된다.[아래 생태지도 참조]


[그림]노란색 스텝(초원)만이 몽골 양치기 말이 치달리는 영역일 뿐, 그 위의 공활한 옅은 회청(침엽수림)~회홍색(툰드라) 수림툰드라~툰드라는 모두 순록이 노니는 영역이다. 물론 몽골말이 본격적으로 스텝에 오른 것도 유목의 철기 수용 스키타이 기마 양유목 대혁명 이후부터이다. 순록발굽은 스텝에 들기 어렵고, 스텝 말은 수림툰드라~툰드라를 본격적으로 치닫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주채혁 『차탕조선』 [혜안 2017]「이끼(蘚)의 길과 스텝 羊草의 길」지도에 사진꾸미기 함. chuchaehyok.com 에 실림


사람들이 흔히 아틸라나 칭기스칸의 기마군단이 처음부터 무소부재로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었다고 착각하기 쉬우나, 실은 그들의 무적의 기마사술 발휘 전장(戰場)은 애초엔 당연히 스텝영역이었다. 물론 주로 유목 주도 농경 통합 차원의 유목제국(Pastoral nomadic empire) 창업단계에 이르면 그 전투력이 다양하게 진보 발전하지만, 그러나 스텝 양치기 기반을 떠난 몽골기마무력은 현저히 그 역량이 저하되어 유목제국 강화 프로젝트가 무산되곤 했다.

실제로 칭기스칸의 95개 천호중의 하나인 예언가 코르치 노얀[Noyan, 那顔(나안): 수령]은 바이칼 호수 언저리 숲속의 백성 투마드(Tumad)족을 무자비하게 약탈했다가 그들에게 역습당해 포로로 잡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몽골비사』207, 241장). 숲의 바다 수림툰드라를 신출귀몰하게 오가며 벌이는 투마드족의 유목적 게릴라 기습전에 몽골의 기마무력이 대적하기는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몽골스텝 기병이 스텝을 벗어나 수림툰드라~툰드라나 사막지대까지 종횡무진 누비고 다닐 수는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유목몽골 기마 전력의 발전과정에서 현지인을 앞세워 현지를 정복하는 교활하고도 잔혹한 고도의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전법을 구사하기는 했지만, 그것 자체가 몽골스텝 유목경기병의 본질적인 심장 엔진일 수는 없어서, 스텝을 벗어날수록 점차 유목몽골의 기마무력은 쇠잔해가게 마련이었다.

유목몽골의 기마무력은 어디까지나 현재 독일의 다뉴브 강 유역에서 홍산 문화권 서북스텝에 이르는 스텝지역[<그림> 지도의 노란색 지대]을 심장 엔진으로 확보할 때만 그 본령을 한껏 발휘하게 마련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주로 유목 주도 농경 장악과정에서 이룩되는 탈(脫)스텝적 팍스 몽골리카의 완성지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긴 안목으로 보면 점진적인 몽골유목무력의 쇠잔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내친 김에 몽골 유목경기병과 고려 삼별초의 결전에서, 전장이 산성해도(山城海島)로 한정되는 터에 몽골스텝 말과 고려 과하마(果下馬)의 말발굽 비교 연구를 고려의 항몽전사 복원 차원에서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추진해볼 것을 이에 촉구하려한다. 고성규 테우리는 비록 다소 혼혈이 있는 과하마라고는 하지만 과하마를 관리 조련해보았고, 또 원형 순종 과하마가 현재 쓰촨(四川) 성에 현존하는 만큼 이는 국가차원의 지원과 관련 연구부서의 배려 하에 우리의 관심만 모아진다면 불가능한 일이 결코 아니리라 본다. 고구려 말 루트를 탐사하는 길에 1만명의 군사를 이끌고 파미르 고원을 넘어 서역을 정벌한 고선지(高仙芝, ?~755) 장군 휘하 산악마의 말발굽도 함께 비교 연구되어야겠지만, 이에 앞서 무엇보다도 발가락이 기이하게 갈라져 진화된 Chaabog-순록의 발굽과 통굽 말발굽의 비교연구가 궁극적으로 천착돼야 할 과제리라 본다. 실로 장엄한 고구려 말 루트를 탐사하면서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는 기막힌 기마사술(騎馬射術:Horseback archery)을 현지에서 고구려의 후예가 직접 재연해 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차원 더 질적으로 비약해 그 생태과학적인 역사배경을 천착 복원해보는 문제제기가 시원 유목치기 차탕조선(Chaatang朝鮮) 태반 기원(起源) 겨레라 할 우리에겐 이젠 더더욱 긴요하지 않을까 한다. [김동길 선생님 九旬 생일 기념 칼럼]





chuchaehyok.com 월요칼럼 2017. 10.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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