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21) 천리구 18

 

    언젠가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 같다. 나는 사는 것은 먹는 것이다라는 말을 신봉한다.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모르나 사람은 죽는 것을 싫어한다. 죽지 않기 위해서 먹는 거라면 그래도 이해가 되나 사람은 배가 불러도 먹는다. 그런 부류의 사람은 그만 두더라도, 보통은 때가 되면 습관으로 먹는다. 습관이 아니라도 배가 고프면 먹는다. 배가 고플 때 그래도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다행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못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리 고개도 있었다. 그래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 할 놈 없다혹은 사흘 굶어 담 아니 넘을 놈 없다는 속담이 생겼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나면 더 했다. 유성룡(柳成龍, 1542-1607)징비록(懲毖錄)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서울에도 즐비했다고 했다. 서울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오늘날도 그런 나라가, 그런 사회가 있다. 아프리카나 아프가니스탄은 그만 두고, 멀쩡하던 우크라이나에서도 최근 러시아가 침공하면서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못된 인간들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먹는 이야기의 도입부가 길어졌다. 이에 비하면 천리구의 먹는 이야기는 애교가 있다. 개구리 다리(frog legs)를 먹는다.

    “‘칭크, 칭크, 중국인, 중국인은 쥐를 먹는다네.’ 어느 도시의 가난한 동네를 지나가다가 무지한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다. 늘 있는 일이지만, 우리는 칭크혹은 취급을 받는다. 불운하게도 천조(天朝)의 땅[중국]에서 태어나지 못한 탓에, 우리는 쥐 고기를 맛보는 기쁨을 누려보지 못했을 뿐더러 2년간 중국에서 수학하는 동안 그런 호화로운 만찬을 드는 이를 본 적도 없다.”

    칭크(Chink)는 중국인, (Jap)은 일본인을 지칭하는 속어다. 업신여기고 비하하는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각주에 나와 있다. 우리가 중국인을 짱꼴라라고 부르고, 일본인을 쪽발이라고 부르던 것을 생각하면 된다. 하기야 중국인은 네발 달린 것은 책상만 빼놓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양고기 간판을 걸고 옆에서 크게 개고기를 파는 곳도 보았다. 문자 그대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다. 음식점만이 아니다

    그런 중국과 가까이서 여러 관계를 유지해야하니 한국도 어려운 점이 많다. 예를 들면, 최근에 미국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아시아방문 길에 대만을 들렸다가 한국에 왔다. 대만에 가는 것이 그녀의 이번 아시아방문의 주목적이었는지 모르나, 중국은 그의 대만방문에 강한 유감을 내뱉었다. 그래 그런지 그녀는 한국에서 환영을 못 받았다. 외교의전도 없었다. 우리는 미국과 우방이고 굳건한 동맹국이다. 대통령 다음다음 서열의 하원의장을 홀대한 것이다. 중국 눈치를 본 것이 아닌가 한다. 윤석렬 대통령이 휴가 중이었다고는 하나, 나는 휴가 중이라도 그가 낸시 펠로시가 판문점에 갈 적에 동행을 했으면 했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는 외교가 아니다

    그 직후 지난 주 중국 산동성 청도에서 우리나라의 외무장관 박진이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와 만났다. 왕이는 대만문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는 모르나 내정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회담의 핵심은 한중 양국이 사드(THAAD) 관련 “3()입장을 비롯한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것이었는데, 왕이는 모두발언에서 중국입장만의 5가지 원칙을 꺼냈고 협의 여지를 차단했다. 또 미국 주도의 4” 협의체에 한국 참여를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박진이 무어라 대꾸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예컨대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니, 너희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했어야 했다.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는 대한민국의 적국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중국인을 다시 칭크 아니 짱꼴라라고 불러야 옳을지 모른다.

    다시 천리구의 개구리 이야기다.

    “고국에서는 식용이 아니던 개구리 다리가 이곳에서는 미국 메뉴의 최고 유행 요리 자리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털어 놓자면 우리도 한번 그런 연회에 참석해 무척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내 개구리 다리에 대한 선입견이 되살아났고, 우리는 인적 없는 곳으로 달려가 어떻게든 뱃속에서 그것을 꺼내려 했으나, 너무 늦었다. 개구리 다리는 무사히 복부에 깊이 안착했던 것이다.”

    실은 먹을 때도 맛있게 먹었을 것이고, 복부에 안착을 했으니 소화도 잘 됐을 것이고,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니 영양도 좋았을 것이다. 천리구가 엄살을 떤 것이다. 그러다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나중에 우리는 잘 만든 타타르 소스를 곁들여 개구리 다리를 제대로 즐길 줄 알게 되었고, 타고난 시인이나 된 것처럼 거만하게 시 한 수를 인용하고픈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정글 북(The Jungle Books) 등을 저술한 인도 태생의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1865-1936)동양과 서양의 발라드란 시의 첫 두 행을 패러디하여 싣고 있다.

          오, 동양과 서양, 서양과 동양,

          이 둘은 언제고 만나리라

          신의 위대한 심판 자리에

          하늘과 땅이 놓이기 전에.

          -키플링에게 사죄하며

    각주에 있는 원문은 아래와 같다.

         “Oh, East is East, and West is West, and never the twain shall meet,

         Till Earth and Sky stand presently at God’s great Judgement Seat;

         오,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이니, 이 둘은 결코 만나지 못하리라

         신의 위대한 심판의 자리에 하늘과 땅이 놓일 그날까지는

    위의 시의 끝에 “-키플링에게 사죄하며란 말이 보인다. 천리구는 키플링의 시를 멋대로 패러디하여 번역한 것에 대하여 사죄한 것이다. 나는 천리구의 책을 놓고 이리저리 인용하면서 되지도 않는 이야기를 주절대고 있으니, 백배는 더 사죄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어디다 대고 혹은 누구에게 사죄를 해야 하는지 도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최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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