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20) 천리구 17

 

    자동차는 옷(dress)로 이어진다. 영어의 dress는 옷, 의복, 복장, 의상, 정장, 예복 등의 여러 의미로 쓰이나, 일차적인 뜻은 여성복이다. 천리구는 ‘Dress’라는 제목아래 주로 여성의 의상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자기와 같은 남자들의 옷에는 관심이 없고, 여자들의 옷에 관심을 둔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

    “미국인들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이들이라 보면 맞을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아주 못나게 생긴 것은 아닌데도 옷이 날개라고 믿는다. 50달러의 자본금을 가진 젊은이에게 주어지는 충고는 그 돈의 반을 옷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미국 아가씨가 다른 일에서는 옷에서만큼 변덕을 부리지 않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옷이 아무리 비싸든, 아무리 마음에 들든 간에, 같은 옷을 두 번 입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건 좀 과장이다. 옷이 날개라고 믿는 것은 벌거벗고 지내는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을 제외하고는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같은 옷을 두 번 입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것은 과장일 것이다. 새는 털갈이는 하겠으나 같은 날개로 일생을 지낸다. 사람은 비행기 같은 기구를 이용하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 사람이 옷이 날개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치장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정말 같은 옷을 두 번 입지를 않을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옛날 사람들도 신분에 따라 차이는 있더라도 옷도 화려했다. 얼굴 화장도 그렇지만, 남에게 잘 혹은 예쁘게 보이려는 본능 때문일 것이다. 그래 또 새 옷을 입고 더 예쁜 옷을 찾는다.

    또 스타일이 너무 자주 바뀌는 턱에 재단사가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매들과 뭔가 달라 보이기 위해 독특함과 개성을 추구했다. 모자와 드레스를 비롯해 모든 것에서 최첨단의 패션을 찾았다. 그 녀의 가장 큰 목적과 야망은 남성들의 눈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라고 했다.

    어떻게 옷을 입으면 남자들의 눈에 더 매력적일까? 여러 방법이 있을지 모르나, 그 중 하나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을 오히려 벗고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위에서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은 벌거벗고 지낸다고 했다. 그 부족이 줄루족(Zulu people)이다. 남아프리카의 가장 큰 종족이다. 그들이 옷을 입지 않고 나체생활을 한 것은 옷이 없었기 때문이라지만, 몸 장식은 대단했다. 특히 구슬장식(beadwork)에 뛰어났다. 권위를 세우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남에게 잘 보이려는 장식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여성들은 옷을 벗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목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고 또 등이 거의 훤히 보이는 차림의 옷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등 가운데 커다란 사마귀를 드러내는 사교계의 여인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자기 등을 못 보기 때문일까?

    목이 깊게 파인 것을 오래전에 deep scalloped라고 표현한 것을 어느 소설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Scallop은 가리비 조개다. 옷깃(collar)의 모양이 가리비 같은 모양이어서 그런 표현이 나왔는지 모른다. 내가 천리구의 영어책을 보지 못하고 그 번역 책을 읽고 하는 얘기라 실은 천리구가 목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영어로 무어라고 표현했는지? Deep scalloped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영어책을 못 보았으니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요즘은 가슴이 문제가 아니라 다리가 문제다. 전에는 짧은 스커트가 문제가 되곤 했다. 다리를 많이 내놓는 것이 미풍양속에 어긋난다하여 그랬는지 모르나, 외국서 와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유명 가수의 스커트의 길이를 경찰이 자로 재던 사건(?)도 있었다. 무릎에서 위로 몇 센티까지가 허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미니스커트라고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논문 쓰는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미니스커트 이론(miniskirt theory)>이란 것이 있다. 짧지만 중요한 것은 커버한다는 이론이다. 논문이 길어서 좋을 게 없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거니와 요즘은 스커트의 길이가 자꾸 짧아진다. 바지도 그렇다. 지나친 노출이다. 옷감도 절약되고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지는 모르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정도가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인데, 실은 같은 게 아니라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한다.

 

최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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