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19) 천리구 16

 

   천리구의 춤 이야기는 자동차(automobiles)로 이어진다시작은 이렇다.

아끼던 말()이 없었다면고대의 장군들이 역사 속에서 그토록 많은 페이지를 차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20세기 초인 지금말이라는 동물은 새로운 땅에서 자동차라는 경쟁자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는 그랬는지 모르나 말이 교통수단에서 사라진지 오래다지금은 자동차의 홍수시대다고대의 장군이라고 하니 언뜻 카르타고의 한니발(Hannibal, 247-183 BC)이 떠오른다말도 탔는지 모르나 제2포에니 전쟁 때 눈 덮인 알프스를 코끼리를 타고 넘어 이탈리아로 쳐들어갔다그러나 말은 필수였다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 336-323 BC)도 부세팔루스(Bucephalus)란 말을 타고 전선을 누볐다나폴레옹도 그랬다말 탄 나폴레옹의 그림도 많고말 탄 자세의 동상도 여럿이다.

    말이 없었다면 진기스칸(Genghis Kahn, 1162-1227)의 세계 정복도 불가능했다다른 나라에도 그렇겠으나 중국에는 고래로 유명한 말이 많았다항우(項羽)가 타던 말은 오추마(烏騅馬)였다삼국연의의 관우(關羽)는 본래 여포(呂布)가 타던 적토마(赤兎馬)를 조조(曹操)에게서 선물로 받아 탔다미국의 서부개척도 마찬가지다아메리칸 인디언들도 말을 탔지만 말이 없었으면 서부개척도 늦었을 것이다물론 서부영화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부영화는 아니지만 War Horse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감동영화가 있다. 2012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말은 그런 동물인데도 우리나라에서는 그 존재가 미미했다기마민족(騎馬民族)이란 말이 있으니 고구려 때는 말을 많이 탔는지 모른다그러나 고려는 그렇다고 치고 조선조에 들어오면서 주자학이나 읊는 문약한 나라가 돼서 그렇겠지만 말에 대한 일화는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다태조 이성계가 무신으로 여진족(女眞族)을 토벌하고 요동을 정벌하려 위화도에 갔을 적은 말을 탔을 것이다또 이순신도 과거를 볼 적에 말을 타다 다쳐서 버드나무가지로 다친 다리를 묵고 다시 말에 올랐다고 하니 말이 없지는 않았다파발마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말은 소만큼 대접을 받지 못했다말은 전장에서 활총에 비견되는 유용한 동물이다말을 등한시한 것은 요새로 치면 무기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과 같다.

    다시 천리구로 돌아간다아니 말이 자동차라는 경쟁자를 만났다는 대목에서 나는 오래 전에 읽은 단편소설이 생각난다소설의 제목은 잊었는데 저자는 영국의 골스워디(John Galsworthy, 1867-1933)가 아닌가 한다주인공은 어느 겨울 밤 피카델리 서커스에 있는 극장에서 나와 마차를 탄다말하자면 요즘의 택시다밤길을 가면서 마부의 이야기를 듣는다자동차가 나와서 예전처럼 마차의 경기가 말이 아니라면서 과거를 회상한다그런 이야기다근대화의 부작용(?)이다천리구는 말한다.

    “미국인의 두뇌가 개발한 다른 많은 편리한 것들처럼이 새로운 형태의 탈 것은 유람자동차에서 다목적 트럭에 이르기까지 교통의 모든 분야에서 아주 유용해졌다자동차는 버섯처럼 빠르게 성장했지만전 인류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남아 있게 되었다.”

    자동차는 계속 남아 있게 된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했다자동차는 교통수단으로 발전했으나다른 효과를 수반했다.

    “자동차는 소유주에게 광고 대행사나 마찬가지다사람이 제 차에 탄 모습을 보면 우리는 그의 지갑이 얼마나 두툼한지 파악할 수 있다택시를 타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다시 말해차는 그 소유자의 재산 수준을 따라간다재산이 많을수록 차도 값비싸진다.”

    부자일수록 비싼 차를 탄다는 말이다예를 들어돈 많은 사람들은 캐딜락을 탄다그래 블랙캐딜락이란 말이 생겼다부의 상징이다하기야 대부분의 장의차(葬儀車)도 블랙캐딜락이다평생 캐딜락을 못타본 사람도 죽어서 화장장이나 묘지로 갈 적에는 한 번 타라는 것이다요즘은 렌트카가 유행이니 큰 부자가 아니라도 캐딜락을 렌트할 수 있다내가 열 살 남직해서 뷰익(Buick)이란 차를 탄 적이 있다그래 뷰익이 제일 좋은 차로 알았다그러다가 미국에는 GMC, 포드(Ford), 머큐리(Mercury)란 큰 자동차회사가 있는 줄 알았다또 뷰익은 GMC의 한 회사인 줄도 나중에 알았다차종(車種)이다좋은지 비싼지 어떤지는 모르나 GMC의 차 회사를 고급순서로 꼽자면캐딜락뷰익올스모빌(Oldsmobile), 폰티액(Pontiac), 쉐보레(Chevrolet)이다쉐보레는 쉐비(Chevy)로 불리기도 한다요즘은 미국에도 외국차들이 많고외국차 공장도 많다.

    나라마다 고유 브랜드의 차를 생산한다나라를 대표하는 차도 있다예를 들어 폭스바겐(Volkswagen)하면 독일이 연상된다대표는 아닌지 모르나 일본은 토요다가 그런 급일 것이다대표는 아니겠으나 영국은 세계적인 고급차인 롤스로이스(Rolls-Royce)를 생산한다. The Yellow Rolls-Royce란 왕년의 유명한 영화(1964)도 있다자동차가 많이 보급되고 유행하면서 부작용도 생겼다차 사고를 걱정한 천리구가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고성능 자동차로 한껏 속도를 내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운 기분이었다하지만 우리는 다른 이들보다는 더 주의를 기울였다자동차는 자칫하면 갑작스러운 죽음과 심한 부상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차 역사는 비교적 짧다. 1950년대에 미군 지프차를 개조한 신진과 새나라 등이 있었던 기억이 있고승용차로 처음 대량(?) 생산된 것이 포니가 아닌가 한다. 1960년대 말부터가 아닌가 한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 현대대우기아의 3사가 격렬하게 경쟁을 하였고삼성이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그 후 기아와 대우가 파산하고현대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우뚝 섰다지금은 현대의 제너시스(Genesis)가 미국에서도 최고의 승용차로 호평을 받는다현대는 현재 세계 3위의 자동차 메이저다정치가 4위라고 말한 왕년의 기업가도 있지만정치 말고는 다 일류로 발전하였고 발전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지금 나의 소원은 정치가 좀 제대로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나만이 아닐 것이다.

 

최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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