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재산을 쓰라 - 무재 칠시(無財七施)의 회상 -3

 

다섯 번째는 안시(眼施)다. 안시는 눈 안(眼) 베풀 시(施)이다. 우리 군대용어로 ‘눈 깔어!’ 라는 표현이 있다. 학교를 다녀온 어린애들도 엄마가 눈을 곤두세우고 긴장해 있으면 슬슬 피한다. 심지어는 집에서 키우는 개도 주인이 눈꼬리가 올라가고 인상을 쓰고 있으면 꼬리를 내리고 구석으로 몸을 숨긴다. 눈은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인체의 거울이다. 부드러운 눈, 친절한 눈, 즐거운 모습의 눈은 보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을 즐겁게 해 줄 수가 있다. 우리는 제일 먼저 상대방의 눈을 보게 된다. 친애하는 감정인지 적대하는 감정인지 금방 감지할 수가 있다. 오죽했으면 ‘눈으로 말해요’ 라는 속담까지 생겨났을까.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게 된다. 눈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눈으로 표시되는 감정의 표현. 즐거운 것인지, 화난 것인지, 내게 적대적인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우리의 예의를, 우리의 따뜻한 감정을 말을 안 하더라도 눈으로 표시할 수 있다. 이를 일컬어서 안시라고 한다. 전혀 돈 들지 않는 우리 신체기능의 일부이다. 잘 활용해서 이웃을 편하게, 주변을 즐겁게, 또 주변을 화목하게 만들 수 있는 귀중한 무기다. 안시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여섯 번째는 상좌시(上座施)이다. 이것은 윗자리라는 뜻인데 성경에도 나와 있는 바가 있다. 성경 잠언을 보면 ‘그대들아 너희는 잔치 집에 가거들랑 행여 상좌에 앉지 말거라. 상좌에 앉았다가 주인장이 들어와서 그대여 그대는 저 아랫자리로 내려가시게. 여기는 귀한 분이 앉을 자리. 하게 되면 그 수모를 어찌 할 것인가. 짐짓 아랫자리에 앉아라. 아랫자리에 앉게 되면 주인이 들어와서 그대여 상좌로 오르시게나. 마지못해 상좌로 오르는 자세를 갖출 때에 품격이 서는 것이다.’ 간단한 것에도 상하자리구분을 못해서 망신스러운 경우를 겪게 된다. 일컬어서 상좌시라고 한다. 우리 삶의 도정에서 유념해 보아야 할 항목의 하나로 생각이 된다.

끝으로 방회지시(房會地施)이다. 이것은 남의 대접을 받으면 공짜로 받지 말고 갚을 줄 알아야 한다. 액면대로가 아니라도 좋다. 성의를 표시하면 된다. 가까이 아는 분 중에 한 분이 있었다. 자수성가하고 힘겹게 삶을 꾸려 나가서 공부를 크게 하고 대학 교수로, 학장으로 번듯하게 위치 매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서부터 한 푼도 안 쓰는 것을 아주 삶의 철칙으로 살아왔다. 모든 걸 공짜로 입만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별명이 주둥이 박사다. 어찌어찌해서 이분이 총장에 출마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수군거린다. 학교 경력이나 능력이나 지식이나 나무랄 때가 없다. 그러나 한 푼도 쓰질 않는 습성이 총장출마라고 해서 달라질 것인가. 맨입으로 하려고 하니 그것이 될 것인가. 주둥이 박사 떨어뜨리라는 말이 만연했다. 본인은 왜 떨어진지도 모른다. 그때에 주변에 베풀고 액면대로는 아니라도 성의라도 표시했다면 총장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꿈이었고, 일생의 한 매듭을 반듯하게 질 수 있는 계기가 될 법 했는데, 방회지시에 걸려서 탈락하고 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별것 아닌 일인 것 같으나 인생사에서 깊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될 듯하여 짚어봤다.

무재 칠시(無財七施)는: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안시(眼施), 언사시(言辭施), 심시(心施), 신시(身施), 상좌시(上座施), 방회지시(房會地施)의 7가지다. 인생의 교훈이면서 쉬운 일이나 잘 실천이 되어 지질 않는 항목을 함께 생각을 해 보았다. 이 나라 사회발전에 한 귀퉁이 모듬돌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여러분의 참여를 촉구해 마지않는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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