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01) 내가 넘은 38선 (12)

 

     아이들에게 산수 혹은 수학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무엇일까? 두 가지를 깨닫게 해야 한다. 하나는 풀려고 오래 씨름하던 문제를 풀었을 때 느끼는 희열(喜悅)이다. 다른 하나는 수학의 아름다움을 터득시키는 것이다. 흔희 수학은 무미건조(無味乾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학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무엇이 수학의 아름다움인가? 이것은 말이나 글로는 설명이 어렵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보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Beauty exists in the eyes of the beholders.”란 영어표현이 있다. 아름다움이란 보는 이의 눈에 달렸다는 말이다. 풀이 아름다울 수도 있고 돌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 윤선도(1587-1671)는 수석송죽월(水石松竹月)이 아름다워 이 다섯을 벗으로 삼았다. 그래 오우가(五友歌)가 나왔다. 비발디(Vivaldi)사계를 들으면 선율이 아름답게 들린다. 귀가 그렇게 느껴 머리에 전달한다. 수학의 아름다움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후지와라는 수학의 아름다움을 삼각형의 내각의 합으로 설명한다. 어떤 삼각형이든지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이고 영원한 진리다. 영원한 진리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달린 것이지만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진리는 진리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으로 보자는 것이다. 강요에 가까운 주장이다. 억지라면 억지의 주장이나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절대적인 ()”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학의 아름다움과 유사한 느낌이 한시(漢詩)와 문어(文語)로 된 시에서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모로(小諸)에 있는 고성(古城) 옆에 구름은 하얗고, 여객(旅客)은 슬프다.”는 문어조의 시에서 수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했다. 일본어로 읽을 적에 그런 느낌이 오는지 모르나 그것은 영원한 진리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보는 이가 그 고성을 아름답다고 느꼈기 때문인 것이 아닌가 한다.

    이야기는 더 있다. 나라여자대학(奈良女子大學) 교수로서 다변수이론(多變數理論)의 개척자인 수학자 오카 기요시(岡潔, 1901-1978)가 문화훈장을 받았을 적이다. 소화천황(昭和天皇)이 물었다.

    “수학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하느냐?”

    “정서(情緖)로 합니다.”

    “, 그런가.”

    정서로 한다는 간단한 대답에 천황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알면서 끄덕인 것인지 대답을 들었다는 표현인지는 알 수 없다. 천황의 반응이 문제가 아니라 정서로 수학을 연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람들이 수학을 배우는 목적을 묻자, “봄이 되어 들에 피는 제비꽃은 단지 제비꽃으로 피면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인위적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러한 정신이 수학에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은 아름다운 문어(文語)와 정형시(定型詩)를 많이 읽어 그 리듬을 몸에 배게 하는 것과 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쯤에서 고전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어릴 적부터 고전을 익히는 것이 황폐한 교육을 재생하는 길이고, 문화를 육성하는 지름길이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기업은 어떤 방식이든지 정보를 많이 수집하려한다. 그 방식의 하나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교양이나 정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화시대니까 PC, 국제화시대니까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PC와 영어에 시간을 할애하다보면 국어와 산수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여론조사를 하면 절대 다수는 국어와 산수가 아니라 PC와 영어를 더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선거공약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진정한 정치가라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올바른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

    진정한 정치가는 누구인가? “첫째는 지금까지 누누이 설명한 교양과 정서를 확실하게 몸에 익힌 사람, 요컨대 문학, 역사,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배경으로 압도적인 판단력과 대국관(大局觀)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둘째는 보다 중요하다. 긴급을 요할 때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질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국가는 국민 스스로가 이끌어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는 존재다. 압도적인 역량을 가진 진정한 엘리트들이 분골쇄신(粉骨碎身)의 자세로 일하면서 전체를 힘 있게 이끌어가야 국가가 전진한다고 후지와라는 말한다. 2차 대전 후의 일본교육계는 소련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탄생한 닛교소(日敎組)에 의하여 휘둘려왔다. 그들의 구호는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 그 구호아래 닛교소는 엘리트 육성의 싹을 모조리 잘랐다. 그래 일본의 교육이 망했다고 후지와라는 개탄하고 있다.

    한국의 전교조(全敎組)는 일본의 닛교소를 모델로 탄생했는지 모르나, 그 해독(害毒)은 훨씬 크다. 교육의 평준화, 그것도 하향평준(下向平準)이다. 그러나 그것은 둘째 문제다. 좌경사상(左傾思想)을 초등학교 때부터 주입시키는 데 혈안(血眼)이 되어있다. 일본은 망해도 일본이다. 우리는 망하면 대한민국은 끝이다. 교육이 무엇인지 그 근본을 생각해야한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의 현실을 바로 보고 잘못을 고쳐야 할 때다. 전교조를 없애야 한다. 교육부를 없애야 한다. 학교교육은 학교의 자율(自律)에 맡겨야 한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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