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87) 우도 40

 

    가정(家庭)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화목(和睦)을 원한다. 가정뿐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곳은 평화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때로 전쟁도 있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은 평화를 쟁취하기 위하여 발생한 경우가 많다. 전쟁이나 다툼 없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 평화회담도 있다. 그러나 평화회담 후에 전쟁이 발발한 예도 있다.

    사전을 보면 가정은 한 가족이 살림하고 있는 집 안. 집의 울안.”이란 뜻이 있고,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관계자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란 뜻도 있다. (이희승, 民衆엣센스 國語辭典). 요즘에는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는데, 사는 공간은 있겠으나 그것을 가정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기서는 부부만이 살거나 부부가 중심이 되어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최소한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의 존재가 기본이다.

    남편과 아내라는 말은 남녀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나서 생긴 명칭일 것이다. 결혼이라는 제도인지 풍습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아담과 이브는 결혼을 하지 않고 그냥 사랑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구절이 있다. (창세기227-28.) 생육하라는 것은 자손을 잘 낳아 키우라는 것인데, 그것은 결혼을 전제로 한 말일 것이다.

    결혼은 단군신화에도 있다. 환웅(桓雄)이라는 하늘의 아들이 천하를 다스릴 뜻을 두고 인간세계로 내려왔다. 3천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太白山) 마루턱에 있는 신단수(神檀樹) 밑에 왔다. “이때 범과 곰 한 마리가 같은 동굴 속에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환웅에게 빌어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환웅은 범과 곰에게 신령스러운 쑥 한 줌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했다. 이에 곰과 범이 이것을 받아서 먹고 삼칠일(21)동안 조심했더니 곰은 여자의 몸으로 변했으나, 범은 조심을 잘못하여 사람의 몸으로 변하지 못했다.” 여자가 된 곰이 웅녀(熊女). 환웅이 그녀와 결혼했다. 곧 잉태하여 아들을 낳았다.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이름 지었다. 그가 자라서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워서 조선이라고 불렀다. [일연 지음, 이민수 옮김, 사국유사(을유문화사, 1994), 51-52.]

    신화라고 하지만, 여러 가지 의문이 있다. 환웅이 웅녀와 결혼하였다고 하나, 결혼의 풍습은 그 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올 적에 3천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왔다고 한다. 남녀가 혼합된 팀이었고, 그들 사이에도 짝짓기가 있었을 것이다. 또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오기 전부터 사람들이 세상에 있었다고 하니, 그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된다. 우리 민족을 단군자손이라고 한다. 단군자손과 그 전부터 있었던 사람들과의 관계는 모호하다. 서로 혼인을 했기 쉽다. 우리 민족뿐 아니라 다른 민족 혹은 다른 고대 사회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을 것이고, 그들에게도 결혼의 풍습에 관한 설화가 많을 것이다. 결혼을 하면 가정을 꾸리게 된다. 화목하게 살기를 바라고 그렇게 노력한다. 사람은 다 같다. 그러나 화목하기를 바라면서 노력을 한다고 해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나폴레옹 3세다.

    나폴레옹 3(1808-1873)는 나폴레옹 1세의 조카로 태어났다. 프랑스 제2공화국의 초대 대통령(1848-1852)이 되었고, 이어 프랑스 제2제국의 유일한 황제(1852-1870)가 된 인물이다. 3자가 보기에는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가정(?)은 그렇지 못했다. 황후의 잔소리가 문제였다. 나폴레옹 3세는 절세미인 외제니(Eugénie de Montijo)와 연애에 빠졌다. 외제니는 스페인의 한 백작의 딸이었다. 나폴레옹 3세가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18494월 대통령이었을 적이다. 엘리제 궁전의 파티에서였다. “당신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 무엇인가?” 나폴레옹이 물었다. “예배를 통해서입니다. 각하!” 외제니의 대답이었다. 기도하라는 말이었다. 교만한 대답이었으나, 나폴레옹은 그 말에 반했다. 결혼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황제의 측근들은 보잘 것 없는 스페인 백작의 딸이라는 이유로 자격이 없다고 반대했다. 그러자 나폴레옹 3세는 그것이 다 무슨 소리냐? 그의 미덕, 그의 젊음, 그의 매력, 그의 얼굴은 조물주의 재주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나는 모르는 부인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부인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측근의 반대를 일축하고 결혼하였다.

    "나폴레옹과 그의 부인 외제니는 건강, , 권세, 명성, 아름다움, 사랑 등, 로맨스의 가장 완벽한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결혼의 성스러운 불길이 이보다 더 찬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불길은 빛을 발하지 못했고, 그 열은 찬 재보다 더 싸늘하여졌다. 나폴레옹은 외제니를 황후로 만들 수는 있었으나, 황제의 위력과 사랑의 힘으로도 그녀의 잔소리를 막을 수 없었다." 

    질투와 시기에 사로잡힌 외제니는 황제의 사생활을 부정하고, 독방을 불허했다. 다른 여자와 가까워질까 의심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무엇인가? 궁중 내에서는 영혼조차 안식할 곳을 찾지 못하여 나폴레옹은 밤이면 사복을 입고 몰래 궁중을 빠져나와 아는 부인의 집을 찾기도 했고, 밤거리를 혼자 거닐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가 만든 것은 아니겠으나,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는 말도 있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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