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80) 우도 33

 

    비판 대신 칭찬을 많이 하라고 했다. 그것은 현대의 위대한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B. F. Skinner, 1904-1990)의 기본 개념이다. 고등학교시절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에 심취하여 과학적 추리에 관심을 가졌으나, 영문학에 관심을 돌려 작가가 되고자 했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 1874-1963)과 같은 시인이 되기를 원했다. 영문학전공으로 해밀턴 칼리지(Hamilton College)를 졸업했다.

    그러나 원한다고 다 되는 세상은 아니다. 신통한 글이 나오지 않았다. 작가의 길을 포기했다. 그런 와중에 학비를 마련하느라고 그랬겠지만, 책방에서 판매원 일을 하면서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 1849-1936)와 왓슨(John Broadus Watson, 1878-1958)을 만났다. 파블로프는 개가 주인의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침을 분비한다는 소위 조건반사를 발견한 대뇌 심리학의 개척자였다. 그의 초기 연구는 순환생리와 소화생리였고, 그러한 연구로 1904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한편 왓슨은 종래의 의식 심리학에 반대하여 행동주의 심리학을 제창했다. 의식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객관성이 없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행동을 주로 연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블로프와 왓슨을 알게 된 것이 스키너의 인생의 대전환점이 될 줄은 그도 처음엔 몰랐을 것이다. 책방에서 일을 안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사람의 팔자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파블로프와 왓슨은 스키너로 하여금 하버드대학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게 만들었다. 하버드에서 스키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스키너 상자(Skinner box)”라고 알려진 자발적인 조건장치(operant conditioning apparatus)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스키너 상자는 누름 바(bar)와 같은 장치가 있는 작은 상자다. 그 안에 있는 동물이 그 장치를 누르면 음식이나 물과 같은 것을 상으로 받는다. 학습을 연구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다.]

    스키너의 실험 대상은 처음엔 주로 동물이었다. 그러나 사람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칭찬을 많이 할수록 사람도 좋은 일을 많이 하게 되고, 나쁜 일에서는 멀어졌다. 하기야 사람도 동물이다. 이러한 현상은 스키너와 같은 유명한 심리학자가 발견했다하여 인구에 회자되지만, 보통 사람가운데도 칭찬을 잘 하는 사람이 많다.

    카네기가 예를 든 링겔스포(Ringelspaugh)는 그러한 사람이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는 자식과의 소통에서 소리를 잘 지른다. 큰 소리를 들으면 자식은 마지못해 순종하기도 하겠으나, 내심으로는 즐겁지 않은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링겔스포는 별로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나, 자식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방법이 효과가 별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카네기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아들의 잘못을 꾸짖는 대신에 칭찬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게 쉽지 않은 것은 그 아이가 하는 일이 모두 잘못되어 보였기 때문이었지요. 사실 칭찬할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었던 거지요. 그래 정말 그런가 하고 잘 살펴보니, 괜찮아 보이는 것도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그걸 이야기했더니 점점 잘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칭찬을 했죠. 요즘은 큰 소리가 우리 집에서는 안 들립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선천적으로 심리학자의 기질이 있다. 그것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왜 그런가? 나는 그 대답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뿐이다. 쌍둥이도 다르다. 먼저 나온 아이가 형이다. 형과 아우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평가와 인정받기 바란다. 칭찬은 그걸 충족시키는 길이다. 그것이 충족되면 사람은 변한다. 심리학자이고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이렇게 말했다.가장 바람직한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우리는 우리의 자원을 조금밖에 쓰지를 못한다. 인간에겐 여러 가지 능력이 있으나 제대로 발휘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칭찬하는 능력을 발휘해보자! 비판을 하지 말고, 격려를 아끼지 말자. 이것이 제임스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더 발휘하는 것이다. 나아가 지도자가 되는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기도 하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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