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가(絲田家) 직물관’ 개관하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715일 예정했던 개막식은 연기되었으나 16일 총 8개의 상설전과 기획전 관람을 시작했다. 여러 기획전과 상설 전시 중 유난히 관람객들이 오래 머물러 감탄을 하는 공간이 있다. ‘자수, 꽃이 피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전이 함께 열리고 있는 전시3사전가(絲田家) 직물관이다.

 

사전가는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의 호다. 3년 전 20186월 어느 날. 이미 524일 소천한 허동화 관장의 사후 부고를 가족들로부터 받는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빈소도 차리지 않고 가족끼리 조용하게 장례를 치룬 후 친지들과 언론에 알리며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습에 감동하며 생전의 멋쟁이 허동화 관장이 사후까지도 멋쟁이라고 감탄하였던 기억이 난다.

 

허동화 관장은 반평생을 자수공예 유물 수집과 연구에 헌신하였다. 치과의사인 부인 박영숙 원장이 운영하는 논현동 병원 옆에 '한국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으로 칭한 한국자수박물관을 설립해 50년 가까이 관장을 지내며 국내외에서 100여 차례 기획전을 개최하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많은 외교관이나 예술가들이 자주 찾는 개인박물관으로도 유명하였다.

 

허동화 관장 부부는 2018517일 세계박물관의 날을 맞아 평생 수집한 유물인 자수병풍과 보자기 1천여 점을 비롯한 자수공예·복식 등 각종 직물공예품과 장신구, , 바늘 같은 침선구 5천여 점을 서울시에 무상 기증하였다. 그리고 3년 후 그 유물일체가 서울공예박물관으로 옮겨져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섬유박물관으로 그 일부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3동에서는 허동화(1926~2018)·박영숙부부가 기증한 컬렉션 5000여 점 중에서 추린 작품 중심으로 자수, 꽃이 피다보자기, 일상을 감싸다2개 층에 걸쳐 펼쳐진다. “수집에는 사람을 순수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힘이 사회나 국가, 더 거창하게는 인류에 공헌하고자 하는 큰마음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허동화 관장의 지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전시13층에서 전시33층으로 넘어가면 기증자 기념공간과 마주친다. 3층 전시실에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1.한 폭의 천, 2.오롯이 감싸, 3.수를 놓고, 4.조각을 이어, 5.나만의 조각보를 만들다 구성된다. 자수 보자기 하나하나가 한 폭의 그림이다. 붉은 벽면, 어두운 조명의 전시 방법은 보자기가 마치 현대추상회화나 설치미술같이 또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2층 전시실로 내려가면 <자수, 꽃이 피다>전으로 이어진다. 전시는 서울 공예박물관 허동화박영숙 컬렉션에서 선정한 자수 병풍을 회화적 관점으로 재조명하고, 일상생활 구석구석 수놓은 여인들의 마음을 담은 문양의 의미와 자수 기법을 소개한다. 전시는 1.자수, 2.실로 그리는, 3.염원의 마음, 4.행복의 마음을, 5.새기다 로 구성된다. ‘국가 보물인 자수 사계분경도(四季盆景圖)’, 손톱 크기만 한 작은 골무에 수놓인 문양의 섬세함에 감탄이 나온다.

 

<보자기 할아버지 허동화>코너는 수집가이자 박물관장, 예술가였던 허동화의 일생을 소개한다, 이미 사라졌을 자수와 보자기가 한 컬렉터 부부의 신념과 열정으로 이렇게 남아 전시되어 전통과 현대를 잇고, 일상과 예술·디자인을 넘나들며 한 땀 한 땀수놓아지고 이어붙인 천 조각과 바늘과 실에 의해 만들어진 유물을 마주하며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머지않아 사전가 직물관이 세계가 주목하는 직물공예박물관이 되리라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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