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75) 우도 28

 

    리더가 되는 두 번째 방법이다. 비판(批判)을 해도 상대방의 미움을 사지 않는 방법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하기 일쑤다. 잘못이 아닌 것도 비판한다. 누구나 비판을 받으면 대체로 기분이 좋지 않다. 비판이나 야단을 맞기 보다는 칭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단이나 꾸짖을 경우도 있고, 비판을 하는 수도 많다. 비판을 하면 하는 쪽은 우쭐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보통이다. 우월감을 느낀다. 본능인 것이다. 그런데 비판도 하기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리더가 되는 방법가운데 하나라고 카네기는 말한다.

    사전을 보면, 비판은 비평하여 판정함이라고 나온다. “인물, 행위, 판단, 학설, 작품 등의 가치, 능력, 정당성, 타당성 등을 검토 평가함이란 뜻도 있다. 또 철학에서 말하는 것도 있다. “사물의 의미를 밝혀 그의 존재의 까닭을 이론적 기초로 판단함이다. 이희승 사전의 설명이다. 사전에 따라 약간 다른 설명도 있을 것이다. 철학의 비판이라 하면 칸트(Immanuel Kant)를 연상하는 독자도 많을 것 같다. 순수이성비판(1781)을 비롯하여 비판서를 셋이나 썼다. 독일 관념철학의 기반을 확립한 것이다. 그러나 카네기가 말하는 비판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냥 남의 생각, 행동, 태도 등에 관하여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좋은 의미의 비판은 충고가 될 수도 있으나, 비판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비판을 한다고 하면 아래를 참고하라고 카네기는 말한다.

    지지난번에 이야기한 강철왕 찰스 슈왑이 공장 감독이었을 적의 일화다. 어느 날 점심 때 그가 공장의 한 모퉁이를 지나는데 직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벽에는 큰 글자로 금연이란 표지가 붙어있다. 보통 감독 같으면 표지를 가리키면서 이거 안 보여?”라고 질책을 했을지 모른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는 못 본체하고 방에 가서는 시가(cigar)를 한 줌 들고 나와서 하나 씩 나누어 주고는 여러분! 이거는 밖에 나가서 피우면 더 맛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들 모두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잘못이란 것을 알고 있던 터에 감독이 아무 말 않고 시가를 나누어 준 것에 대하여 고맙고 미안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물론이다. 인격의 존중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터이다. 그들이 금연구역에서 다시 담배를 피웠을까? 다른 예도 있다.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 1838-1922)는 미국서 백화점을 처음 개설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틈을 내서 자신의 필라델피아 백화점 안을 둘러보곤 했다. 하루는 고객이 물건을 들고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점원들은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 구석에서 저희들끼리 무슨 얘기를 수군거리며 웃고 있었다. 워너메이커는 천연스럽게 계산대 뒤로 가서 상품을 잘 포장해서 주고 돈을 받았다. 점원이 그걸 보고 미안한 표정으로 달려왔다면 어떻게 했을까? 짐작하건대 그냥 웃고 가지 않았을까?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비판을 할 적에는 칭찬을 먼저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그러나라는 접속사가 나온다. 그게 말썽이다. 공부 잘 안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하는 말을 예로 들자.

아들아! 이번 학기에 성적이 올라서 신통하구나. 그러나 수학을 좀 더 열심히 해라! 그래야 성적이 더 오를 것 아니냐!” 아들은 앞부분의 칭찬이 뒷부분의 잔소리를 끌어내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기분이 별로일 수도 있다. 수학 공부를 더 할까? 카네기가 하라는 말은 이것이다.

아들아! 이번 학기에 성적이 올라서 신통하구나. 그리고 좀 더 열심히 하면 다음 학기엔 수학 성적이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더 오를 것 같구나.” 그래 수학 성적이 올랐는지는 알 수 없어도, 그러나보다는 그리고란 말을 권장했다. 카네기가 그렇다고 하여 적었다. 영어의 butand가 우리말의 그러나그리고가 꼭 같은지는 모르나, 효과는 비슷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래 전의 이야기나 카네기는 또 라이먼 애보트(Lyman Abbott, 1835-1922)의 일화를 전한다. 애보트는 유명한 조합교회주의 목사로서 사회복음운동의 신학자였다. 188738일 비춰(Henry Ward Beecher, 1813-1887) 목사가 죽자, 그 다음 주일의 설교를 하게 되었다. 비춰는 대웅변가였고, 애보트와 같은 조합교회주의의 신봉자로서 사회개혁가였다. 그런 인물의 후임으로 설교를 맡게 된 애보트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온갖 정성과 열의를 갖고 설교원고를 쓰고, 고치고, 다듬었다. 그리고는 그의 부인 앞에서 그 원고를 낭독했다그러나 그것은 설교로서 매우 빈약했다. 대부분의 원고설교가 그렇듯이 그 설교는 더욱 그랬다. 원고설교를 들은 부인은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라이먼! 여보 그게 설교요. 아예 그 설교는 하지 마세요. 교인들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려고 그런 원고를 썼소? 차라리 백과사전을 갖다 읽는 낫겠소.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설교를 해온 솜씨가 고작 그거요. 왜 산 사람처럼 이야기를 못합니까? 게다가 동작은 왜 또 그렇게 부자연스러워요. 설교랍시고 그런 식으로 원고를 읽으면 망신당하기에 딱 알맞소.”

    그러나 그 부인은 현명했다. 물론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좋은 원고이기 때문에 문학잡지에 기고하면 인기 만점일 것이라고 했다. 설교로서는 재미없다는 뜻을 은근히 암시한 것이다. 애보트도 부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래 그는 그 원고를 찢어버렸다. 원고 없이 설교했다. 교인들로부터 크게 박수를 받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비판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면, 상대방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라! Call attention to people's mistakes indirectly!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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