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63) 우도 16

 

   “다른 사람을 나의 사고방식에 넣는 방법의 셋째 이야기다당신이 잘못이면, “잘못을 당장 단호하게 시인(If you are wrong, admit it quickly and emphatically.)”하는 것이다그게 상책이다카네기는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집 근처에 Forest Park란 공원이 있다고 한다이름 그대로 숲이 울창해서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 공원이다그는 렉스라는 작은 불독(bulldog)을 데리고 가끔 이 공원에서 산책을 한다렉스는 온순하고 누구든지 좋아하며 사납지 않기 때문에 목줄을 매지 않고 그냥 데리고 다닌다그런데 하루는 공원을 순시하는 말 탄 순경을 만났다

   순경이 말했다. “공원에서 개에 목줄을 하지 않고 다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더구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것이 위험하고그게 경범죄에 해당하는 줄 모르십니까?” 그래 카네기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잘 압니다그러나 이 개는 아무에게도 위험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순경은그건 당신 생각이지법은 다릅니다다람쥐나 아이를 물 수도 있습니다이번은 용서하지만다음에 입마개를 하지 않고 더구나 목줄을 매지 않고 나오면 판사 앞에 갈 줄 아십시오.”

   그래 그 후 한동안 개에 목줄을 하고 다녔다그러나 개도 개 주인도 목줄을 좋아하지 않고또 순경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풀어놓고 다녔다는 것이다그러다가 어느 날 그 순경을 만났다피할 도리가 없다그래 순경이 무어라고 하기 전에 공손하게 자복했다순경 어른보시는 바와 같이 나는 범법자입니다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요전에 개에 입마개와 목줄을 하지 않고 다니면 처벌을 받는다고 하셨는데요.” 

   그러자 그 순경은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아니 그냥 사람들이 이런 데에 개를 끌로 오면 목줄을 풀어놓고 싶은 유혹을 느낀답니다.” 그렇지만 그건 법에 저촉되는 거 아닙니까다람쥐를 물 수도 있고요.” 그렇기야 하겠어요내가 볼 수 없는 저 언덕 아래로 끌고 가서 놀게 내버려두세요오늘일은 서로 잊어버립시다.”

   카네기가 자진하여 머리를 숙이고 항복을 하자순경은 크게 인심이나 쓰듯이 그를 용서한 것이다순경은 그 용서로 자기가 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아무튼 카네기는 순경에게 재빨리 자복하는 바람에 판사 앞에 가는 것을 면했다.

   카네기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다무슨 일이든 자복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권장할 일인지 모르나잘못이 없는데도 남의 시비에 강하게 저항하지 못하면 그건 바보다어찌된 영문인지 그런 바보들의 행태가 근자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서다또 진짜 바보인지 바보인 척하는 작태도 횡횡한다정부의 국내정책에서다예를 들어정부는 탈원전이나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정책의 잘못을 절대로 시인하지 않는다침묵으로 일관이다. <바보들의 행진>이란 영화가 연상된다영화는 그래도 인기가 있었다.

   개를 끌고 다니는 이야기를 더 한다다른 곳에서도 그렇겠지만내가 사는 동네에도 개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대개 작은 개다안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집 근처의 공원에는 개의 목줄을 풀고 다니는 사람도 어쩌다 있다그냥 사람이 아니라 개만도 못한 사람이다위험할 수도 있다지나가는 사람보다 개가 먼저인 것이다또 개에 목줄을 매고 다니는 사람들도 아무데서나 개에게 오줌을 뉜다사람이 길에서 오줌을 누면 경범죄에 해당한다그런데 개의 방뇨는 으레 그러려니 한다개의 오줌이 사람의 그것보다 깨끗한가개의 노상방뇨도 금지해야 하고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또 길에서 개똥을 더러 비닐봉투에 담는 것을 보기도 하고봉투를 들고 다니는 것도 본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약에 쓰려고 봉투에 담는 것은 아닐 것이다보는 사람이 없으면 약에 쓰려는” 똥도 집어담지 않을 사람이 있다가끔 개똥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이러한 작태가 우리의 민도(民度)이다나만 좋으면아니 개만 좋으면 된다는 심보다길에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선진국이 되기에는 아직 길이 멀다선진국의 진입은 GDP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방뇨와 연관하여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오래 전에 국사학자 한우근(韓㳓劤, 1915-1999)교수에게서 들은 것이다그가 언젠가 김형석(金亨錫, 1920- ) 𐄁 안병욱(安秉煜, 1920-2013)교수와 같이 파리에 간 적이 있었다길가 벽에 붉은 글씨로 크게 “Defense 무엇!”이라고 쓴 것을 보았다누군지 아마 여기가 국방성인가 보다.”하여 그런가 했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방뇨금지라는 표시였다는 이야기다.

   방뇨금지를 프랑스어로 무어라고 하는지 궁금하여 국방대학원의 홍태영 교수에게 물었다아래와 같은 답이 왔다“‘오줌을 누다가 faire pipi 혹은 pisser이니, ‘소변금지는 Defense de faire pipi 혹은 Defense de pisser가 되겠네요헌데 그런 건 본 기억이 없네요.”

   한국의 유명한 교수 세분이 다녀간 후그런 주의(注意)벽보가 필요 없게 되어 나중에 유학 간 홍 교수는 그러한 벽보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나이 차이는 많았으나격의 없이 나를 대하시던 한우근 교수가 무척 그립다기회가 되면 한 교수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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