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61(하나님은 존재하는가)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그런 질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적 세계를 두고 생긴 질문이지 인간의 현실 생활을 두고 던지는 질문은 아니다. 수많은 인간들이 이 지구상에 탄생하여 살만큼 살다가 떠났지만 하나님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이스라엘의 민족 지도자 모세는 시내산 꼭대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율법>을 받았다고 전해지지만 하나님을 직접 만났거나 직접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록은 없다.

    신의 존재를 시인하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신의 존재를 증명할 확실한 증거는 아직 인간에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신의 존재를 시인하건 부인하건 그것은 결코 인간이 증명할 수 있는 세계의 현상은 아니다. 그러므로 무신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다 잡아다 한 곳에 가두고 하나씩 둘씩 차례대로 없앤다 하더라도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 가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들의 현실 생활로 돌아와 그 체험을 일러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천국이나 지옥을 마치 자기가 다녀오기나 한 것처럼 생생하게 우리에게 일러주는 사람은 열에 아홉은 거짓말이다. 우리가 가진 종교가 우리 스스로가 경험하진 못 한 세계를 마치 경험한 것처럼 묘사한다면 그것은 신성모독죄에 걸린다고 봐야 마땅하다.

    기독교적 전통은 내세가 있다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믿게 만든다. 죽음을 앞둔 인간에게 어떤 위로가 있을 수 있겠는가. 천국은 믿음의 세계다. 특히 죽음을 앞둔 인생에게 위로가 꼭 하나 있다면 생명이 영원함을 믿는 것이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죽음은 인생의 끝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의 종말이니 헛된 믿음을 갖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닐까. 지상에서의 마지막 작별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는 한마디는 사람의 생각만 가지고는 만들어낼 수 없는 기막힌 위로의 한마디다. 요단강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우리들의 조상이 다 그런 확신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란 희망 속에서 보내야 마땅한 거 아니겠는가. 오늘 작별하면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절망적인 고백은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가 다 언젠가는 요단강을 건너가 저 세상에서 만나야 한다. 그런 소망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인간이건 죽음을 겁내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바람직하다. 사람은 재산을 잃는 것을 슬퍼한다. 사람은 높은 사회적 지위에서 밀려나는 것을 서러워한다. 그러나 그런 슬픔은 죽음과 비교할 때 아무 것도 아니다. 인간을 가장 슬프게 만드는 것은 죽음이다. 우리 각자 종교적 신앙의 유산이 있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있다. 성서에는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으리라는 말씀이 있다. 찬란한 진리의 보물 같은 말씀이다. 어리석은 인간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죽기도 전에 죽음보다 더 가혹한 시련을 겪으며 산다. 신앙은 생명의 영원함을 약속할 뿐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그 사실을 믿게 한다. “죽음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그런 힘찬 부르짖음을 들어보면 우리도 함께 용기를 가지고 죽음 앞에 어엿이 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은 죽음을 이기고 죽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사람이다. 그런 세상이 있고 그런 인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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