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이며, 무엇하러 태어났는가?(1)

 

‘나는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은 누구나 해보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면서도 누구 하나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물음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이며, 나는 왜 태어났는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은 적어도 인류가 국가를 형성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게 된 이래 끊임없이 물어온 화두(話頭)였다고 생각된다. 그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낼 수 없으면서도 언제나 계속되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기일회(一期一會)의 반복할 수 없는 나만의 ‘삶’인만큼 가치 있고 보람 있게, 의미 있게 생활하고자 하는 의지는 누구에게나 공통될 것으로 본다.

일찍이 공자는 인간의 일평생을 70년으로 보고, 열 대 여섯 살에 학문에 들어갔고(十有五而 志于學), 삼십에는 자기 인생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뜻이 섰고(三十而立), 사십에는 사회적인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들어갔고(四十而不惑), 오십에 이르러서는 하늘의 명을 알았노라(五十而知天命)고 했다.

이는 공자가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어떠한 과업을 맡기시었는지 소명에 대해 명확한 이해와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적극적인 면과, 자기의 능력과 한계를 알게 되었다는 소극적인 면이 있으나, 나는 전자(前者)로 해석하고 싶다.

또 육십에 이르러서는 모든 듣는 것이 순해져서 귀에 거스름이 없는 경지에 들어갔고(六十而耳順), 칠십에 이르러서는 실로 인간으로서 최고의 경지라 할 수 있는 유유자적의 경지로서 이른바 ‘마음먹은 대로 행하여도 하나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경지에 이르렀노라’고 자기 술회(述懷)하고 있다(從心所欲不踰矩).

아무나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바는 아니로되, 우리도 그러한 경지를 본받아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정진하면 비록 목표자체에는 적중하지 못할지라도 목표 근처에는 크게 빗나가지 않게 된다는 것이 사물의 이치인 만큼, 청년들이 자기의 인생 설계 시에 깊이 유념할 바라고 하겠다.

이 중에서 특히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다. 내가 세상사는 동안 하여야 할 일을 깨닫는 것이 바로 사명에 대한 인식 즉, 소명(召命)이요, 이러한 깨달은 삶은 ‘거듭나는’ 생(生)이 될 것이다. 누구나 한세상 살다 생을 마감하게 되었을 때에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었는가를 깨닫게 된다. 소시(少時)에 공부를 더 했어야 했다든가, 재물의 낭비를 하지 말았어야 했거나, 직업선택을 잘못했거나, 인생행로를 잘못 선택했거나, 이를 깨닫게 되었으나 이미 인생의 막은 내리고 세월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가까운 친구 중의 하나가 성악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성량도 크고 감성도 풍부하여 누가 보아도 성악가의 길을 걷는 것이 천품(天稟)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자명하게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러나 6.25 동란 뒤끝이라 하루하루의 생활 자체가 위협받던 시절이었던 만큼 ‘예능을 해서는 처자 밥도 못 먹인다’는 부모님의 강권에 못 이겨 성악의 길을 포기하고 법학과에 진학하여 졸업 후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일류회사 무역부에 합격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메울 길 없는 공허감을 극복할 수 없어 미국으로 이민하여 그곳 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했지만, 미국이란 나라가 어디 그리 쉬운 나라던가? 하여 그는 좌절과 실의 속에서 그날그날의 삶을 이끌어가고 있을 뿐이다. 천품의 성악가로서의 소질은 영영 시들고 말았던 것이다.

따라서 자기의 천품과 소질을 일찍이 발굴, 발견하여 뜻을 세우고 적어도 십년 이상을 한 분야만 파고들면 소위 도통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마치 등산을 할 적에 정상에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으나 마침내 정상에 이르러 일정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길이 보이게 되고 자기가 있을 자리가 명확해지게 되고, 구체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역할이 뚜렷해지듯이 말이다. 또 그리되면 이로부터 대가를 받아 생활도 안정되고 역할의 특성에 따라 국민들의 존경과 박수갈채도 받게 된다. 아울러 낙관적인 삶을 살게 되고, 남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심성 또한 갖게 된다.

갈 길을 정하고 뜻을 세워 한 길로 정진할지라도 이 또한 쉽지 않다. 산을 오를 때에도 길 없는 곳을 헤쳐 나가자면 온통 칡넝쿨, 가시덤불에 찔리게 되고 기력만 탈진하게 될 뿐 별로 진전을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리라.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오랜 각고와 면려(勉勵)를 통해 터득한 지혜의 말씀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꾸준하게 나간다면 어느덧 정상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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