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57 (새로운 종교)

 

새로운 종교

      종교란 대개 어떤 위대한 지도자의 신앙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것이 관례이다. 유태교는 모세라는 민족적 영웅을 통하여 전파된 사실을 의심할수 없다. 회교가 등장함에 있어서는 마호메트 같은 출중한 지도자가 나타나 이슬람교의 바탕을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모든 종교가 한결 같이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심각한 대립과 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예수그리스도는  유태인의 혈통에서 태어났지만 유태교의 권력자들은 새로 등장한 기독교라는 새 종교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증오심을 품고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 죽이기로 결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아우성쳤는가. 물론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여, 구시대의 종교지도자들이 내린 잘못된 판단이 그 비극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거듭 놀랍게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종교라는 이름으로 인간이 그토록 잔인하게 처신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갈릴리지방의 목수의 아들이던 예수는 오로지 사랑과 용서를 강조했을 뿐인데 왜 그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의 미움을 사서 결국은 체포되고 재판받고 마침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야하는 비운의 사나이가 된 것일까.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살인강도가 와글와글 하는 사회에서 "이웃사랑 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하라"라고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자기를 미워할 뿐 아니라 죽음의 길로 몰고가던 그 고약한 인간들을 다 용서하면서 "저 자들이 자기가 하는 짓을 모르고 저럽니다"라는 한마디로 오히려 그 악당들을 동정하고 그들의 용서를 빈 예수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현대사회도 전쟁으로 말미암아 서로 죽이는 일을 수없이 되풀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성당이나 예배당을 짓고 거기 모여서 기도하고 있으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존재는, 신앙으로 산다는 인간 자체가 아닌가. 지금도 세계평화의 꿈은 그들에게 있다. 반드시 그런 날이 온다고 그들은 믿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대사회에서 생기는 분열과 분쟁이 대부분 종교 때문이다. 이해하긴 어렵다. 인간은 어쩌자고 아직도 이렇게 미련한 삶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일까. 사랑을 주장하면서 미워하고 살려주겠다고 약속하고는 밟아버리는 이 고약한 인간들이 언제 쯤 사람구실을 하게 될까 종잡을 수 없는 일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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