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50) 우도 3

 

내가 갖고 있는 友道라는 이름으로 번역된 책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재판이다. 3판도 나왔는지 모르나, 꽤 많이 읽혔을 것이다. 영어로 읽은 사람도, 이환신 씨가 아닌 다름 사람의 번역을 읽은 사람도 많을 줄 안다. 그러나 그 책의 가르침을 이야기하겠노라고 지난 회에 이야기 했으니, 약속을 이행하기로 한다. 제대로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그 전에 하나 밝힐 것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오래 전 번역이다. 맞춤법도 그렇고, 문장도 요즘의 투와는 많이 다르다. 그래 지난주에 <알라딘>에 영어책을 주문했다. 배송료 2,000원을 포함해서 우리 돈으로 9,490원을 보냈다. $8.99짜리 손바닥만한 페이퍼백이 왔다. 펼쳐보기가 쉽다. 이젠 번역도 내 나름으로 마음대로다. 사람과의 문제가 아니라 책과의 소통이 더 원활하게 되었다.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책은 4()로 구성되어있다.

1: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Fundamental Techniques in Handling People)

2: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여섯 가지 방법(Six Ways to Make People Like You)

3: 당신의 사고방식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How to Win People to Your Way of Thinking)

4: 지도자 되기: 비위를 거슬리거나 화내지 않게 하면서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기(Be a Leader; How to Change People Without Giving Offense or Arousing Resentment)

각 부의 제목이다. 제목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저자는 그에 앞서 자신의 책을 읽는 아홉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어떻게 읽으면 책의 내용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가에 관한 것이다. 책 선전이다. 책 선전을 통하여 독자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영웅본색이 아니라 저자본색이다.

첫째, 심도 있고 열정적인 추진력을 발전시켜 인간관계의 여러 원칙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라. 그 추진력을 어떻게 발전시키나? 항상 내가 말하는 원칙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된다. 원칙의 주인이 됨으로써 보다 풍요롭고, 보다 완벽하고, 보다 행복하고, 보다 보람 있는 자신을 상상하는 버릇을 기르기를 바란다.

둘째, 조감도를 보는 식으로 매 장()을 휙휙 읽지를 말아라. 인간관계의 기술을 늘리고 싶다면, 매 장()을 꼼꼼히 읽고 또 읽어라. 결과적으로 이 방법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요, 좋은 성과를 올리는 길이다.

셋째, 읽은 대목들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라. 그러면서 내가 말하는 여러 원칙을 언제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라.

넷째, 크레용, 빨간 연필, 만년필 등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대목에 밑줄을 치거나 별표를 치면서 읽어라.

다섯째, 읽은 것은 매달 한번 씩 다시 검토하라.

여섯째, 기회가 있을 적마다 내가 제시한 원칙들을 실제에 응용하라.

일곱째, 당신이 나의 원칙을 어겼을 때 가족이나 친구 기타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지적하면 오백 원이고 천원이고 주어보아라. 원칙을 마스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덟째, 무엇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매주 점검하라.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개선이 되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라.

아홉째, 책의 여백에 나의 원칙들을 언제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적어라.

카네기가 제시한 자기 책의 독서법이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지만, 그런 식으로 읽은 독자가 몇이나 될까? 예컨대, 논어를 그런 식으로 읽으면 도덕군자가 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책 읽는 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나, 몇 가지 생각을 덧붙인다.

어떻게 책을 읽나? 안광철지배(眼光徹紙背)란 말이 있다. “눈빛이 종이의 뒷면까지 뚫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적에 그렇게 열중하여 읽으란 것이다. 그래 또 이런 말도 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고 했다. “정신을 집중하여 노력하면 어떤 일에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적에도 정신을 집중하여 읽으면 이해와 암기가 잘 되는 것은 물론이다. 송나라의 여정덕(黎靖德)이 편찬한 朱子語類(주자어류)에 나오는 말이다. 반드시 독서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나, 책을 읽을 때도 그렇게 하는 옛사람이 많았다.

같은 것을 백번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다. 그래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고 했다. 후한(後漢) 말의 동우(董遇)라는 사람은 누가 그에게 배우러오면 가르치려하지 않고,

백번을 읽어라. 그러면 뜻은 저절로 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三餘(삼여)를 가지고 하면 된다.”

삼여가 무엇입니까?”

겨울은 해[]의 여분(餘分), 밤은 낮의 여분, 궂은비는 때의 여분이다.”촌음을 아껴 되풀이하여 독서를 하라는 말이다.

영어에도 이런 말이 있다. “Reading, writing, and arithmetic are taught to the tune of the hickory stick.” Hickory는 호두과()의 나무다. 흔히 지팡이를 만든다. 여기서는 회초리다. “읽기, 작문, 그리고 산술은 히코리 회초리의 가락에 맞춰 배워진다.” 읽기를 안 하면 회초리로 때린다는 것이다. 우도의 독서법이 이상한 곳으로 흘렀다. 정작 우도의 내용은 말하지 못했다. 왼쪽 종아리가 가려운데 바른쪽 종아리를 긁는 꼴이 됐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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