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49 (일하기 싫다면)

 

일하기 싫다면

    내가 대학생이던 1947년인가 1948년 쯤으로 기억하는데 스탠리 존스 (Stanley Jones)라는 유명한 전도사의 전도 강연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가 강연에서 구 소련 공산당의 헌법에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 있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성서에서 그 구절을 찾아보려고 여러 번 노력을 하였으나 그 말씀이 성경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짐작만 했지 직접 확인해본 적은 없었다. 나에게는 막연한 한마디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나도 제자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었다. 요새 참혹한 코로나 시대를 살며 자연히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시간을 들여 그 말씀을 다시 찾아 보았고 이제 확실하게 붙잡게 되었다. 이제야 학생들에게 자신만만하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교단을 떠난 지 이미 오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오래 된 약속을 이행한 것 같은 만족감을 누린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다

    그 말씀은 데살로니가후서 310절에 나와 있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우리가 들은 즉 너희 가운데 규모 없이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만 만드는 자들이 있다하니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게 아니라 일 안 하는 자에게서 먹을 것을 뺏을 특권이 권력에 충분히 있다는 말로 풀이가 되기도 한다. 태어났다고, 살아있다고 다 먹어야 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사람만이 먹을 특권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리라.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먹을 것을 주지도 말자고 해석해도 좋다. 인간 사회가 살벌하게 느껴지지만 생존의 진상이 그런 것이라는 것을 밝히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다.

    자본주의의 약점으로 거론 되는 것이 무엇인가. 놀고 먹는 사람이 많이 살아남게 만든 것, 그것은 잘못 아닌가. 반성이 필요하다. 내가 직접 성서에서 분명히 찾은 그 말을 젊은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시기가 차차 지나고 나도 한 시대의 노인이 되어 앞으로 그런 책임을 다할 자신이 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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