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 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을 그리는 주영애는 그가 그리는 그림보다도 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는 서양화가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영애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지난 주 아직도 젊은 나이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2년 전 50여년을 사용하던 작업실을 떠나야 되는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청심환, 박카스, 파스, 각종 음료수를 들고 달려오고, 뭉친 어깨와 팔목에 파스를 부쳐주던 그 손길에서 오래전 돌아가신 엄마를 느끼게 하던 제자다. 버리겠다고 작정한 작품들을 바라보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선생님작품은 자기가 잘 보관 하겠다고 내가 버린 작품을 챙기던 제자가 주영애다.

 

지난해 1120일경. 며칠 후 입원하여 자궁암 수술을 받는다며 혹시 인사를 못 드릴일이 생길 가봐 망설이다가 연락한다는 주영애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1주일 후 주님께서 할 일이 있어 살려 주셨나봅니다.~중략~”. 얼마 후 평소같이 좋은 글들을 보내주며 지난해 1231일엔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지면 새해에 만나자는 문자를 받은 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리고 지난 주 월요일 우리 곁을 떠났다는 문자를 받는다.

 

주영애는 나의 첫 제자다. 주영애와의 인연은 막 대학원을 졸업한 나의 첫 사회생활인 19673월 동구마케팅고(전 동구여상)미술시간에서 시작된다. 그 후 그의 대학과 대학원의 진로, 5년여의 미국유학생활, 그 후 그의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잡다한 일상을 공유하며 반세기가 넘는 긴 시간 그림만을 그려 온 그를 줄곧 지켜보아온 동생 같은 제자다.

 

주영애는 우리가 일상에서 누구나 볼 수 있고 또 경험하는 것을 그린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운 전원에서 그와 함께 편안한 오후를 함께 하는 것 같은 행복을 느낀다. 또 어느 날은 이국땅에 나도 그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잔잔한 감흥과 경험을 공유케 하는 여행 스케치로 우리 모두를 여행지에 빠져들게 한다.

 

그는 그림을 그의 삶의 일부인양 우리가 숨을 쉬고 공기를 마시고 살아가듯 그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게 그의 일상이요 살아가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보이는 사물이나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잔잔하게 하루의 일과를 일기로 표현하듯 그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만의 색채로 부드러우면서 때로는 강한 힘을 느끼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왔다.

 

주영애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미술계의 많은 변화와 소용돌이 그리고 유행이라는 것이 강하게 휘몰아쳤을 때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사실적인 그림을 더 사실적으로 그려온 화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그림은 그의 인품이나 인성만큼 성숙해지면서 그만의 색상과 붓 터치로 아름다움의 깊이를 더 발휘하여왔다.

 

또한 그의 나이만큼이나 성숙한 신앙은 그림에서도 대자연과 깊이 교감한 구도자의 길을 가는 듯 영적인 메시지와 함께 영혼까지 치유할 수 있는 것 같은 강한 힘과 함께 그의 사랑을 느끼는 그림을 그려왔다. 학교를 퇴직한 후 그는 국내외로 다니며 그가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리면서 그림에 대한 그의 열망과 정열을 화폭에 담아왔다.

 

지난해 연말. 남동생, 어머니의 연이은 죽음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었는지 훌쩍 스케치여행을 가 듯 먼 여행을 떠나고 말았다. 사랑하는 첫 제자 주영애의 명복을 빌며.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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