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60(사람이 다른 점은)

 

사람이 다른 점은

    이 지구상에는, 만일 곤충들까지 포함시킨다면, 가히 수십 만 또는 수백 만 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동물이 어떤 모양으로든지 진화의 과정을 겪었다는 것은 찰스 다윈의 연구 결과를 통하여 생각이 있는 모든 인간에게는 상식의 일부가 되어있다.

    호모사피엔스가 오늘의 체격과 오늘의 지능을 갖게 되기까지에는 말할 수 없이 오랜 시련의 세월을 거쳐야 했지만 이 환경 속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겪어야 하는 시련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계속될 것 같다.

    타고난 지능에 있어서 침팬지는 호모사피엔스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하지만 인간과 동물이 구별될 수 있는 단순한 조건 하나는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원숭이가 그네도 타고 자전거도 타고 온갖 재능을 다 부리지만 사람이 하는 것 한 가지만은 절대 하지 못 한다.

    침팬지에게는 기도가 없다. 사람을 사람 되게 만든 것은 기도인데 다른 동물은 기도하지 않는다. 인간만이 괴로우나 즐거우나 기도하는 능력이 있어 그 모든 재앙을 극복하고 오늘까지 살아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잘 사는 사람의 집에 영리한 개가 한 마리 있다고 하자. 그 집 주인을 지키려는 열성과 그 능력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개가 아무리 출중한 개라고 하더라도 그 집 주인을 위하여 기도하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의 능력 가운데 가장 탁월한 것이 기도가 아니겠는가. 왜 인간은 그런 간단하고 단순한 진리를 외면하고 엉뚱한 곳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어리석은 동물이 되었을까.

    종교는 미신이다라는 주장이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다. 그 많은 미신 가운데서 과학적으로 가치가 없는 것은 많이 떨어져 나갔다. 왜 사람만이 기도를 하는가. 분명한 대답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람이 된 것은 기도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고 개가 오늘도 개로 존재하는 것은 기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도라는 것은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미신 속에 참 신앙이 있어서 오늘까지 남아있기 때문에 인간은 기도하면서 사는 동물이 된 것이라 여겨진다.

    인간이 구축한 오늘의 문명사회 역시 사실은 호모사피엔스가 기도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나이가 구십이 넘으면서 인간의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 지 가끔 생각해 본다. 기도가 없으면 사람은 앞으로 더 오래오래 동물의 반열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

    인간의 기도인간의 가슴 속의 꿈이라고 할 수도 있다. 동물의 가슴에는 전혀 없는 새로운 것이 인간의 가슴에만 있다. 그것이 기도이고 그 기도는 날마다 새롭다. 형제들이여, 우리들이 인간으로 태어난 사실을 고맙게 생각하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기도할 수 있는 특권, 십분 발휘하여 잘못 되가는 이 세상을 바로 잡아보자. 우리에게 기도가 없으면 우리는 사람이 아니고 개나 고양이처럼 동물의 생활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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