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46) 군밤 2

 

    할아버지 주머니 속에서 굴러 나온 밤이 왜 한 톨이었을까? 한 톨만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그 밤 한 톨을 왜 주머니 속에 넣고 있었을까? 귀여운 손자에게 주려고 넣어 둔 것이다. 손자는 그 밤을 아무도 모르게 달궁달궁먹었다지만 할아버지가 잠에서 깨어 밤을 찾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른다고 시치미를 뗄 것인가? 할아버지가 찾기 전에 먹었다고 먼저 말씀을 드릴 수도 있다. 누군가가 밤 한 톨을 주제 삼아 재미로 지은 동요를 가지고 나는 왜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나? 한가한 때문인가?

    아무도 모르게 먹는다고 하였으나, 정말 아무도 모르나?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군밤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나, 이런 일화가 전한다. 후한(後漢)의 안제(安帝: 6대 황제)때 일이다. 양진(楊震)이란 청렴결백한 인물이 있었다. 동래군(東萊郡, 산동성)의 태수(太守)로 부임하는데, 어느 날 밤에 현지사(縣知事)가 찾아왔다.

늦은 밤이라 아무도 모르니 부디 받으십시오.”하면서, 황금 10근을 내어놓았다. 그러자 양진이 말했다.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안다. 어찌 모른다고 하는가[天知 神知 子知 我知 何謂無知]”라고 꾸짖으면서 내쫒았다.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後漢書(후한서)의 이야기다. 十八史略(십팔사략)에는 天知 神知.......”天知 地知.......”로 나온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인 것이다. 땅이 아나 신이 아나 모두 아는 것은 같다. 심지어 우리까지 안다. 청렴은 물론이지만 정사도 바르게 잘 다루었다. 순조롭게 승진하여 태위(太尉)까지 올랐다. 승상에 해당하는 벼슬이다. 그러나 그 후 안제의 황후 염()씨 일족이 나라의 실권을 쥐자, 잘못된 정치를 바른 말로 간하다가 태위에서 면직되었다. 양진은 자살했다.

    다시 군밤으로 돌아간다. 전에는 겨울밤이면 먹을 것을 파는 장수들이 돌아다녔다. 밤이 깊어 가면 배가 출출해지기 때문이다. “찹살떡 사려!” “메밀묵 사려!”라고 외치고 다니는 장수들이 대표적이었다. 그런데 군밤 사려!”라고 외치는 장수도 있었음 직 하나 기억에 없다. 그러나 군밤타령을 들은 기억은 있다. 혹시 하여 인터넷을 검색하였다. 놀랍게도 초등학교 4학년교재에 있다고 한다. <국립국악원 편보, 경기도 민요>라고 나와 있다. 그건 그렇다 하고, 여기서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있는 것을 소개한다. 가장 유명한 경기민요 군밤타령이다.

       바람이 분다/바람이 분다/

       연평바다에/어허얼싸 돈 바람이 분다

          (후렴) 얼싸 좋네 아하 좋네/군밤이어 에라/생률밤이로구나

 

 그렇다니 그런가 한다. 연평도 근처에서 조기잡이로 돈을 많이 벌어 파시(波市)의        장관을 노래한 것이라고 한다. 유성기음반(Victor 49167A)의 군밤타령의 뒷부분        은 아래와 같다.

         임 어디 갔나 (응아)/임 어디 갔나 (옳다)/시나 강변에/

       어허 헐싸 마전질 갔구나

          (후렴) 얼싸 좋네 좋다/군밤이요 어헐/삶은 밤이로구나 (온냐)

 

    앞의 타령의 후렴에는 생률밤이로구나로 되어있으나 유성기음반에는 삶은 밤이로구나로 되어있다. 생률은 날 밤이고 삶은 밤은 말 그대로 삶은 것인데, 군밤타령에 왜 그것들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유성기음반의 군밤타령에는 응아”, “옳다”, “온냐등의 추임새가 있다. 둘이 부르게 되어있다.

    또 위키백과에는 구한말 군밤상인이 엄동설한에 군밤을 팔며 부른 노래가 이어져 오늘날 군밤타령으로 불린다고 나와 있다. 노랫말의 <메기는 소리><받는 소리>를 차례로 옮긴다.(https://ko.wikipedia.org/wiki/군밤타령)

 

 <메기는 소리>

1.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 바다에 어허어얼싸 바람이 분다

2. 달도 밝다 달도 밝아 우주강산에 어허어얼싸 저 달이 밝아

3. 눈이 온다 눈이 온다 이 산 저 산에 어허어얼싸 흰 눈이 온다

4. 개가 짖네 개가 짖네 눈치 없이도 어허어얼싸 함부로 짖네

5. 봄이 왔네 봄이 왔네 금수강산에 어허어얼싸 새봄이 왔네

6. 중아 중아 상좌 중아 네 절 인심이 어허어얼싸 얼마나 좋냐

7. 산도 설고 물도 선데 누굴 바라고 어허어얼싸 나 여기 왔나

8. 나는 총각 너는 처녀 처녀와 총각이 잘 놀아난다 잘 놀아나요

9. 나는 올빼미 너는 뻐꾸기 올빼미와 뻐꾸기가 잘 놀아난다 잘 놀아나요

<받는 소리>

얼싸 좋네, 아 좋네 군밤이요,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

 

    여기서도 군밤과 생률이 혼재한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한 번 더 군밤타령을 불러야 할 것 같다. 군밤타령이 아니라 내 타령이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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