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30(월)구십이자술 44(빈곤과 범죄)

 

빈곤과 범죄 

     일제 강점기에도 부자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몇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은 세끼 밥이라도 먹을 수 있으면 매우 다행스럽다고 느끼며 살았다. 워낙 물건이 없는 때라 훔칠만한 물건 또한 없었다.

​     해방이 되고 조금씩 돈이 돌기 시작하면서  교활한 이들 중에는  서울 와서 사는 아들을 보려고 시골서 올라왔는데 여비가 마땅치가 않네요. 쓸려고 가져온 꿀을 팔아야 집에 갈 수 있 는 처지가 되었으니 한 병만  좀 사주세요” 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애처로이 말을 건넨다. 그 말에 감동한  사람은 자신이 속은 줄도 모르고 꿀을 사주게 된다. 열이면 아홉은 다 가짜다.

      미군 PX에서 나오는 물건을 가지고 벌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미군 상대의 장사를 하는 아이들은 부대에서 나오는 로션 같은 것을 팔러 다닌다. 지금도 기억나는 물건이 백색의 빛깔인  ‘Jergen' (저겐) 이라는 로션이었다. 얼굴 미용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대생들이 엄마를 졸라 돈을 구해 그걸 한 병 산다. 차차 알려진 사실은 병 입구 얼마만큼만 진짜 Jergen 로션이고 그 밑에는 비슷한 빛깔의 가짜라는 것이었다.

​     그렇게 속이는 사람도 속는 사람도 많았던 시대가 있었다. 좀도둑이 날마다 와글와글 했다. 여름이면 열린 쪽문으로 그 집 세 들어 사는 사람의 윗도리도 훔쳐가고 신발도 없어졌다. 신발을 새로 사게 되면 벗고 들어가야 할 곳에는 다 겨드랑이에 끼고 다닐 정도였다. 함부로 남의 집 현관에 벗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 찾지 못한다.

​     요새는 그때 비하면 점잖은 시대가 되어 부자들의 도둑들만 감시하면 되는 세상이 된 듯 하지만  우리 경제가 더 나빠지면 도둑이 많아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입에 풀칠하기 위하여 사람이 무슨 짓이라도 한다는 것을 위정자는 각오하고 일에 임해야 한다. 그래서 어쩌면 나라의 경제가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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