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2(월) 아! 가을인가 (175)

 

고려 말에 선비 원천석이 어느 가을에 이렇게 읊었다고 전해진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논물겨워 하노라

원천석은 망해가는 왕조를 지켜보다가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그 아무것도 바로잡을 수 없음을 깨닫고 부모를 모시고 치악산에 은거하여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그가 태종이 어렸을 때 그에게 글을 가르쳤다하여 즉위한 이방원이 원천석에게 여러 차례 벼슬을 권하였지만 완강히 거절하고 농사를 짓는 일을 하면서 일생을 바쳤다고 한다.

앞서 인용한 이 시조 한 수는 자기가 섬기던 왕조를 잃은 한 충신의 충정이 어떠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만 같다. 하나의 왕조가 흥하고 망하는 것을 보면 거기에도 그 어떤 운명 같은 것이 있는 듯하다고 원천석은 생각하였다.

만인이 사랑하던 송도의 만월대도 돌아보는 이 없어 가을 풀만이 무성한 것을 탄식하는 그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애달픈 느낌이 든다. 500년 가까이 이어진 왕업의 자취가 간곳없이 사라지고 목동의 피리 소리만 구슬프게 들려온다. 석양을 맞은 한 나그네가 그 광경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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