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8(일)한 남성의 탄식(877)

 

한 남성의 탄식 

     조선조 때 높은 벼슬 자리에 올랐던 한 선비가 당쟁에 휘말려 제주도에 귀양 갔던 일이 있었다 유배 중에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고 전해진다,

 

                        바라건대 다음 생엔 성을 바꾸어

                        그댄 남자 나는 여자 다시 혼인해

                        그댄 살고 나는 죽어 천리 밖에서

                        나의 아픔 그대가 알아주기를

 

     옛날 사람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서 결혼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 하였고  부모나 어른들이 주선하여 결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고 남자과 여자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가 흔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궁합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그런 양식의 순열 조합에서도 서로의 기질이나 취미가 꼭 맞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재래식 표현으로는 그런 사람들은 '궁합이 맞는 사람들'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서양에서도 궁합이 맞는 사람들의 결혼이 있는 것 같다. 서양의 한 심리학자는 우리말로는 궁합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남녀 관계를 섹슈얼 케미스트리’(Sexual Chemistry)라고 표현하였다. 우리 사회에는 첫 눈에 반하여 한평생 단란하게 사는 부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번 만난 뒤에는 서로 헤어질 수 없다. 한평생 그런 사랑을 하며 산 내외를 보면 얼굴마저도 비슷하게 된 사람들이 있다.

      동양권에서는 ‘궁합이라고 하면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서양에서는 섹슈얼 케미스트리라고 하면 다들 이해한다. 동양 사람이건 서양 사람이건 그런 상대를 만나지 못했으면 한평생 혼자서 살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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