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3((토) 가장 소중한 것은 (750)

 

가장 소중한 것은

     이 지구상에는 호모사피엔스만이 사는 것도 아니고 온갖 짐승들과 곤충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초목, 화초들이 다 함께 살고 있다. 사람도 이 자연 속에 태어난 동물의 한 종으로서 다른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지구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인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얘기치 않았던 감염증에 당황한 21세기의 세계가 사람을 살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는 까닭이 무엇일까. 호모사피엔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고 만일 지구상에서 인간이 살아남지 못한다면 인간 없는 지구는 무가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조차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사람을 살리기 위하여 오늘 의료진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인간의 존재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동물 애호가들을 존경한다. 침팬지를 위하여 한평생을 바치는 여성도 있고 동물을 보호하는 일에 전 재산을 다 기울이는 독지가도 없지 않다. 코뿔소가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들은 모두 애석하게 생각한다.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지상명령에 비하면 그 사명감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아 보인다. 도처에 창궐하는 21세기의 가장 무서운 을 퇴치하는 일에 우리가 모든 정성을 다 기울여야 할 때가 바로 이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한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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