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5(일) 문태준을 추모함 (685)

 

문태준을 추모함

     나와는 동갑이던 의사 문태준이 지난 11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가 때인 만큼 문병도 못하였고 문상도 못하였다.

     경북 영덕에서 갑부 중의 갑부인 할아버지를 두어서 그런지 한평생 그에게는 부잣집 아들의 풍모가 있었다. 대구에서 중학교를 다닌 그는 서울 의대를 마치고 한때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상당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의료사업이 국가적 안목에서 선진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는 국회에 진출하여 네 번이나 당선된 관록 있는 의사 정치인이기도 하였다.

     1988년 문태준은 당시 보사부 장관에 임명되어 그의 숙원이었던 의료보험 제도의 실현을 위해 노심초사 하였다. 오늘 한국의 의료보험은 이에 관심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부러워할 만큼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작년에 내가 발가락에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기 위해 세브란스 병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환자가 만원인 것을 볼 때마다 문태준을 여러 번 생각하였다. 시골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내던 과거와 달리 요새는 돈이 있건 없건 조금만 아파도 누구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만 의사 문태준은 이름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까지도 주고 간 셈이다. 그가 세브란스의 교수로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더욱 가까이 느끼게 됐는지도 모른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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