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6(목) 초도리의 한 여름(647)

 

초도리의 한 여름

   휴전선 근처에 자리 잡은 강원도 바닷가에 군대가 수용하고 있던 해수욕장이 하나 있었는데 한때 이화여자 대학이 초도리의 그 해수욕장을 인수하여 그곳에 학생들을 위해 캠프장을 마련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화여대 총장이던 김활란 박사의 초대를 받아 그 캠프장에서 어느 여름에 일주일가량을 지내면서 수영도 하고 뱃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지낸 적이 있다. 그것이 아마도 1960년대 말이었던 것 같다. 그때 그 일행 중에는 김활란 박사를 필두로 심현구와 김자경 내외, 그들의 딸 심영혜, 김박사의 친구 김현실, 의사 백행인, 김옥길,그리고 김동길등이 있었다.

   나는 30살 갓 넘은 청년이었다. 초도리에서의 그 여름을 생각하면 아직도 고등학교 학생이던 심영혜 생각이 난다. 바다 가까이 호수 비슷한 물웅덩이가 있었고 그곳에는 언제나 조그마한 배 한척이 호숫가에서 그 배를 타고 노를 저어가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노를 저어야했던 그 배에 몇 사람이 함께 타고 영혜도 거기 끼어 있었다. 그런데 어린 영혜가 그 뱃놀이를 좋아 했기 때문에 내가 여러 번 영혜를 태우고 노를 저으며 화창한 바다 바람을 즐기던 아득한 옛날의 추억이 되살아나곤 한다.

   그 뒤에 영혜는 대학을 마치고 빠리에 유학을 갔다가 다녀온 뒤 한두 번 가까이 보긴 했지만 미국으로 시집간 뒤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서울에 몇 번 들렀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그를 만날 기회는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족히 60년의 세월이 흘러간 듯하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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