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9(토) 옷이 날개라지만 (558)

 

옷이 날개라지만

문명한 나라들이 아프리카나 동남아 여러 나라의 발전 도상국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그 시기에 후진국들을 들러보면 열심히 일을 하러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동네 어귀에 모여앉아 잡담으로 소일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때의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할 나이에 저렇게 앉아서 놀기만 하면 나라의 경제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 뻔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위도식하는 그들을 마음속으로 비난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런 풍조는 전혀 개선되지 아니하였다. 그렇던 아프리카가, 그렇던 동남아가 오늘날 활기차게 일어나 의료 사업에도 큰 진전을 보일 뿐만이 아니라 패션계에도 놀라운 힘을 과시하고 있어서 태평양의 새 시대라는 말은 이미 옛날 얘기가 된 듯하다.

 

인도나 태국, 베트남 같은 나라는 물론 검은 대륙의 여러 나라들이 모두 산업 사회 건설에 일로매진하고 있다. 그들도 그리스, 로마 못지않게 그들의 조상들이 물려준 지혜와 재능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옷이 날개라는 옛말이 있다. 예전에는 뉴욕이나 파리 같은 나라들이 패션계를 주도하였는데 이제는 아프리카가 패션계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하니 현대인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흑인이 될 것인가. 옷만 잘 입으면 날아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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