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4(금) 거미줄 1 (522)

 

거미줄 1

살아있는 동식물들의 종류를 다 합치면 상식적으로 판단하더라도 수십만, 수백만이 될 것 같다.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더 많은 숫자가 될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옛말이 있는데 그 모든 것들 중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뛰어난 존재는 호모사피엔스라는 뜻일 것이다.

 

시인 윤동주가 그의 서시에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읊은 그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파리도 모기도 빈대도 바퀴벌레도 쥐며느리도 다 포함되는 것일까. 물론 어떤 종교는 벌레의 목숨도 존중한다.

 

나쁜 짓만 골라서 하던 아주 고약한 악당 칸다타가 지옥에 갔다. 어느날 천상의 연꽃 사이를 거닐던 부처님이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고통스럽게 허우적거리는 그를 보시고 시중을 들던 스님에게 저 놈은 생전에 잘한 일이 하나도 없느냐?”라고 물었다.


스님은 한참 생각하다가 이렇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놈이 언젠가 길을 가다가 자기 발 앞에서 아물거리는 거미 한 마리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밟아 죽이려고 하였지만 그래도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밟지를 않았습니다. 저 자가 행한 선한 일은 그것 하나뿐입니다.”

 

부처님은 그것도 선행이지라고 한마디 하시고 거미줄 한 오라기를 지옥으로 천천히 내려 보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을까? 나도 궁금하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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