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8(토) 노년도 아름답다 (516)

 

노년도 아름답다

청춘은 아름답다라는 말은 하도 들어서 이제는 별 매력이 없다. 아마도 노인들이 자기들 자신의 젊은 날을 돌이켜 보면서 그런 말을 하였을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그들이 젊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도 하지 못하고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닌가.

 

일제 때 본 영화에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었다. 불량소녀들을 위한 교화원의 이야기였는데, 나이 많은 수녀원장이 퇴임을 하고 평상복 차림의 인물이 좋은 원장이 새로 부임하였다. 잠시 같이 근무하는 동안에 이 두 원장은 서로 의견이 달라 충돌이 잦았다.

 

떠나는 원장은 교화원의 규칙을 강조하였지만, 새로 부임한 원장은 오히려 수감된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옛날 원장은 아이들이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심기가 몹시 불편해 하였지만 새 원장은 관대하게 그들을 다루었다.

    

새 원장의 의사 애인은 원생들의 주치의가 되어 자주 교화원에 드나들게 되었다. 새 원장은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인간은 늘 청춘의 회상으로 사는 것입니다. 저 아이들의 청춘을 살려 줍시다." 퇴임을 앞둔 원장 수녀는 그런 말을 도저히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조금 뒤에 놀라운 사건이 하나 발생하였다. 새 원장의 애인인 잘 생긴 의사와 한 원생이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아름다운 일들을 회상할 수 있는 나의 노년이 오히려 아름답다고. 나는 오늘도 자유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노년도 아름답다.

 

김동길

Kimdo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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