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사람들 -김동길의 인물에세이- (91) 김장환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우리나라의 저명인사가 세 사람은 된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목사 김장환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 그의 출생과 성공은 미국의 대통령 링컨과 비슷한 점이 많다. 링컨은 1809년 켄터키 산골의 오두막(통나무)집에 태어나 마침내 북미합중국의 16대 대통령이 되었다. 김장환은 1934년 경기도 화성군의 한 시골에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10남매가 한 집에 살았다고 한다.

 

한국 농촌에서 그렇게 태어난 어린이가 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미군부대 하우스보이로 일하다가 한 미국 군목의 주선으로 유학하여 제대로 교육을 받고 신학교를 마치고 목사가 되었다. 그는 현숙하고 인물 좋은 미국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끌끌한 아들 둘을 낳아서 잘 키웠고 2000년에는 침례교 세계 연맹의 총회장이 되었으니 세계가 알아주는 교계의 거물이 된 것이 아닌가.

 

빌리 킴이라는 영어 이름을 가진 39세의 젊은 목사가 일약 전국적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계기가 있었다. 이미 세계적 전도자로 명성이 자자했던 빌리 그래함목사가 여의도광장에서 -지금은 자취를 감췄지만- 백만이 모였다는 역사에 없는 대전도 집회를 개최하게 되었을 때였다. 그때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연단을 바라보고 키가 후리후리 하고 얼굴은 허리우드의 남성 배우처럼 잘생긴 설교자 옆에 서있는 비교적 키가 작고 소년같은 예쁜 얼굴의 젊은 목사가 통역을 하는 것을 보았을 때 아직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소년통역자가 바로 빌리킴, 김장환이라는 목사였다. 빌리 그래함이 설교를 잘한다는 것은 부산 피난 시절부터 내가 알던 사실이다. 그는 나이 30이 되기 전부터 미국 전역에 알려진 명설교자였고 그때 통역은 영락교회 담임목사이던 한경직이 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빌리 그래함은 기독교 복음의 전도자로서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의 국민에게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틀림없이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복음화의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한국에 가보라! 한국에는 교회의 십자가가 너무 많이 하늘로 치솟아 있어 천국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라고 비난 아닌 비난을 하는 자들이 있을 만큼 한국에서는 정치가 엉망이고 경제가 바닥을 가도 교회만은 날마다 왕성하게 발전한다고 칭찬아닌 칭찬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1천만 신도중에 한 사람으로 그런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장환은 유머도 풍부한 특이한 목사이기도하다. 여러 해 전 몇 사람의 여성들과 번화한 서울 거리를 가다가 어느 백화점에서 김장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지만 며칠 뒤에 다시 만날 일이 있었다. 나를 보고 새물 새물 웃으면서 형님은 예쁜 여자들 하구만 다녀라고 하기에 대뜸 받아서 나는 이쁜 여자들과 좀 다니면 안 되냐라고 반박했더니 끽 소리도 못 하였다.

 

언젠가 그는 이런 말도 했다. “형님이 정치판에 끼어들기에 나는 대통령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뭡니까물론 농담이지만 동생이라는게 은근히 형님을 꾸짖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김장환을 사랑한다. 목사 김장환이 없었더라면 극동방송이 오늘처럼 크게 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김장환은 일에는 욕심이 많지만 돈에는 욕심이 없다. 냉전시대에 공산국가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세워진 복음주의 방송국이 극동방송으로 개편되어 전 세계 방방곡곡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극동방송의 전파는 오늘도 쉬임 없이 고달픈 인생길을 가는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세례를 받고 어쩔 수 없이 90을 넘기기까지 예수를 믿는 나는 교계에 등장했던 유능한 인물들을 여러 사람 알고 있다. 그러나 한경직목사처럼 세상을 떠나고 수십년이 지나도 많은 교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이 나라뿐 아니라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큰 교회를 맡거나 TV를 통해서 인기가 절정에 올랐던 전도자들 중에는 비리와 비행으로 몰락하여 지탄을 받는 한심한 목사들도 적지 않다. 그 나라에서도 빌리 그레함하면 예외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김장환도 예외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전두환으로 하여금 예수를 믿게 하기 위해 그가 쏟은 정성은 헤아릴 수도 없다. 백담사 유폐되어 있는 그를 전도하기 위하여 김장환은 그 절까지도 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글이 있지만 전두환은 언제라도 김장환의 기도와 정성 때문에 그리스도에게로 오는 날이 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이 한심한 나라에 김장환을 보내 주신 하나님께 나도 늘 감사한다.


 

 No.

Title

Name

Date

Hit

578

2019/10/19(토) 설마가 사람 잡는다 (537)

김동길

2019.10.19

18

577

100년의 사람들 -김동길의 인물에세이- (96) 문창모

김동길

2019.10.19

13

576

2019/10/18(금) 기립 박수 (536)

김동길

2019.10.18

906

575

2019/10/17(목) 달그림자를 (535)

김동길

2019.10.17

1031

574

2019/10/16(수) 홍콩이 중국을 살리리 (534)

김동길

2019.10.16

910

573

2019/10/15(화) 미국과의 관계가 왜 나쁜가 2 (533)

김동길

2019.10.15

1184

572

2019/10/14(월) 미국과의 관계가 왜 나쁜가 1 (532)

김동길

2019.10.14

1120

571

2019/10/13(일) 상식 없는 종교(531)

김동길

2019.10.13

1187

570

100년의 사람들 -김동길의 인물에세이- (95) 이용만

김동길

2019.10.12

660

569

2019/10/12(토) 불평을 안 하는 사람 (530)

김동길

2019.10.12

967

568

2019/10/11(금) 양심 없는 정치 (529)

김동길

2019.10.11

1056

567

2019/10/10(목) 한글을 구박하는가 2 (528)

김동길

2019.10.10

935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