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6(금) 내가 기억하는 의사(473)

 

내가 기억하는 의사

일전에 칼럼을 하나 쓰면서 <의사들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모임>이라는 조그마한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운동이 전국적이 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시작은 12인 정도가 우선 모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그 칼럼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200자 원고지 석 장에 나의 뜻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도중에 끝내고 말았다.

 

내가 늘 고맙게 생각하는 치과 의사 이유경은 썩은 내 이 하나에 크라운을 씌어 주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치과 의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나는 이 직업을 진정 사랑합니다. 내가 만들어 드린 이 금니를 예수 재림 할 때까지 꼭 쓰세요.” 나는 그 한 마디를 평생 잊지 못한다. 이유경 치과 의사는 환자를 돌보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늘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 의사가 우리와 함께 있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도 큰 축복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의사들이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정밀한 기계들이 환자들을 진찰하고 관리한다. 그래서 환자와 의사의 사이는 옛날처럼 훈훈한 정감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의사를 고발하는 환자들도 있다니 의사에게 무슨 낙이 있겠는가. 환자도 불쌍하고 의사도 불쌍하다. 그래서 의사를 생각하는 모임을 하나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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