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9(금) 무더운 여름날에 (445)

 

무더운 여름날에

박완서의 <그해 겨울은 따듯했네>라는 소설의 제목을 읽고 기후의 변화를 실감한 적이 있었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지, 따듯한 겨울은 농작물의 피해를 많이 줄 것이라고 옛날 어른들이 흔히 말하였다. 강추위가 한번 지나가야 농작물의 병해를 일으키는 벌레의 씨들이 다 얼어 죽는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겨울이 따듯했으면 그 여름은 무더위야 마땅한 게 아닐까. 그런데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며 우리나라에도 수은주가 39도 까지 오른 적도 있다고 하니 더위도 무척 더운 여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휴가라는 말이 촌스럽게 들리는지 여름 바캉스라는 말을 쓰기 좋아한다. 생활의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죄다 바캉스를 떠나버려서 파리나 런던 같은 큰 도시에도 주민들은 별로 없고 관광객들이 그 도시의 거리를 누비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물놀이조차 가기 어려운 서민들은 수박 한 통을 우물에 담가 놓고 식구들이 둘러앉아 그것으로 더위를 식히는 향연을 베풀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보신탕을 그 더위에 한 그릇 사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휴가를 떠났다가 돈만 잔뜩 쓰고 더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한평생 휴가라는 것을 떠나 본 적이 없다. 할 일이 그렇게 많았는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더 휴가를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휴가를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휴가를 더 많이 가고, 마땅히 휴가를 가야 할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 눌러 앉아 일만 하는 듯싶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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