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0(금) 형제 생각(375)

 

형제 생각

원남면 면장의 따님인 나의 누님 김옥길은 그 시골에서 보통학교를 마쳤다. 나와는 나이 차이가 7년이나 있는데, 나는 전혀 기억이 없지만 그 누님은 나를 업어서 키웠다고 자랑하곤 했다. 

 

어느 해, 미국 뉴욕에서 우리 두 사람이 United Board 의 연중행사 만찬에 초대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내 누님이 먼저 한마디 인사를 했는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 하면서 내 동생이 아주 어렸을 때 내가 업어서 키웠습니다라고 우수개 소리처럼 한마디 하니 그 뒤에 단위에 올라가 연설을 해야 했던 내가 얼마나 난처했겠는가?

 

나의 형은 무척 다재다능한 사람이었지만 제대로 그 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일제말기에 징병제가 강요 되면서 일본 군대에 끌려가 해방이 되기 얼마 전 22살의 젊은 나이에 전사하여 돌아오지 못하였다. 그 형이 돌이 될까 말까한 나를 안고 시골집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평양에서 월남하던 보따리에 끼어 서울까지 왔지만 6.25사변 때 그만 잃어버려서 나의 아름다운 나체를 과시할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나의 아버님이 상자에 든 그 아들의 유골을 안고 어머님과 함께 소만 국경으로부터 평양역에 도착하셨을 때 평양역에는 굳은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 내가 어찌 그날을 잊을쏘냐. 해방이 되고 나의 어머니는 그 아들이 돌아 올 것으로 믿고 매일 기다리셨다. 돌아오지 못할 줄을 아시면서도.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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