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1(일) 세상만사 살피니 (356)

 

 세상만사 살피니

      세상만사 살피니 참 헛되구나

      부귀 공명 장수는 무엇하리요

      고대광실 높은 집 문전옥답도

      우리 한번 죽으면 일장의 춘몽

 

내가 어렸을 때 부흥회에 어머니를 따라가면 강단에 선 부흥 목사가 가끔 불러서 내 귀엔 익숙한 말이다. 좀 어렵게 들리지만 요즘 말로 풀이하면 그 뜻이 대강 이렇다.

 

이 세상일을 두루 생각해보니 허무한 것뿐이다. 돈 많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유명한 사람이 되어 오래 산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나. 으리으리한 큰 집에 살면서 매우 기름진 논밭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사람은 한번 죽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쉽게 풀이를 하고 보면 그 노래에 참된 의미는 많이 희박해 진 것 같아 서럽게 느껴진다.

 

나도 이제 인생을 살만큼 살았고 결코 물정에 어두운 사람은 아니라고 자부하는데 젊어서는 ...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 말의 참뜻을 헤아려 보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 어느덧 가까운 친구들도 다 내 곁을 떠나고 인생에 모든 과정들을 대부분 다 밟고 이제는 열어보지 못한 문이 내 앞에 하나 남아 있을 뿐이다.

 

누가 만일 나에게 인생이란 허무한 것입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결코 그렇다라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문을 저만큼 바라보며 혼자 미소 짓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 그 문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는 것은 “낮빛보다 더 밝은 천국, 믿는 맘 가지고 가겠네. 믿는자 위하여 있을 곳, 우리주 예비해 두셨네.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는 찬송가의 일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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