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6(화) 청춘 찬가 (190)

 

청춘 찬가

영국 시인 바이런은 자신의 가장 젊은 한 때를 “Two Twenty" 라고 하였는데 아마도 22세가 젊음에 정상이라고 느끼고 살았던 것 같다. 사람에 따라 기준은 다르겠지만 인생에 봄처럼 화려한 시절은 없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봄바람을 타고 우리에게 닦아오는 꽃향기도 매우 다르게 느껴졌다. 햇볕조차도 피부로 느끼는 촉감이 지금과 사뭇 달랐다. 하이네의 시 한 수에도, 사랑의 노래 한 구절에도 엄청난 감동을 느꼈고, “짧은 봄이 나에게 다만 눈물을 주었다라는 쉴러의 한마디를 읽고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그런 시절이었다.

 

보다 큰 뜻을 위하여 목숨을 버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운 삶이 될까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던 한때였으며, 안중근처럼, 윤봉길처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그런 영광을 꿈꾸었던 시절이었다. 신약 성서에 나오는 최초의 순교자 스테반, 천주교의 김대건, 이승훈처럼 복음의 전도를 위하여 목숨을 버릴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라고 그들을 동경하던 것도 젊은 그때였다.

 

나의 삶의 그런 봄날은 어느덧 사라지고, 여름도 가고 가을도 가버렸다.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한 시대의 노인이 되었으니  인생과 역사를 되씹어 보는 나의 심경은 옛날과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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