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2(금) 오늘이 어제 보다(165)

 

주로 지나간 어제의 이야기를 즐겨 하는 사람들은 대개 노인들이다. 왜 그런가? 오늘 하는 일은 별로 없고 해야 할 일도 많지 않기 때문에 입만 벌리면 어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주로 어제를 이야기 하여야 하는 사람들은 역사가들이다.

인류의 역사라는 것은 일류의 이력서라고 할 수 있다. 한 인간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양면 괘지 한 장에 요악하기는 어렵지만 그 요약이 필요하고 또한 가능하여서 취직을 하고자 할 때에는 이력서를 써서 들고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매우 어렵게 중국의 문자를 빌려서 써 왔기 때문에 ‘이력서’라는 어려운 낱말을 사용하지만 영어로는 이력서를 ‘personal history’라고 하니 곧 개인의 역사라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젊은 사람들의 입장은 다르다. 그들은 어제라고 할 수 있는 세월이 별로 없을 수도 있고, 있어도 그리 길지가 않기 때문에 말로 하거나 글로 써서 남길 건덕지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명한 영국의 역사가이며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E. H. Carr 의 말대로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역사는 보람 있게 전개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하는데 젊은 친구들은 노인들이 고리타분한 냄새난다고 마주하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지각 있는 노인들이여! 젊은이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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