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0(수) 승자와 패자 (163)

 

20세기를 거치면서 동양을 흠모하는 서양 사람들이 많아 졌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서세동점’인 것이 명백하다. 각종 운동 경기가 대개 서양으로부터 동양에 전해진 것이지만 아직도 초고속 자동차 경기만은 제대로 도입되지 않고 있다.

각종 운동 경기에서 이겨보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것도 결코 그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경기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열기가 오히려 더 뜨거운 경우도 있다. 축구나 격투기나 경마나 또는 테니스는 동원할 수 있는 관객이 엄청나게 많다. 경기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전적 소득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구경꾼들에게는 누가 이기건, 어느 팀이 승리하건 아무 상관이 없건만 자기가 후원하는 선수가 패하면 눈물을 흘리면서 침통해한다.

축구 경기에서 연장전을 해도 1:1 이거나 2:2 거나, 또는 0:0 일 때에는 승부차기라는 것을 해서 승자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그런 경우에는 승부차기로 한 골을 더 넣어서 승리한 팀의 실력이 반드시 더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물론 골프 시합에서도 그런 일은 있다. 두 선수가 모두 11 under par 여서 연장전을 하는데 서로 상대방이 실수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은 다 아는 비밀이다. 하루 지나면 모두 다 잊어버린다. 승부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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