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6(토) 인생은 괴로우나 아름다운 것 (159)

 

어느 시인이 남기고 간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나는 이 한마디를 무척 사랑해 왔고 많이 인용하면서 이날까지 살아왔다. 인생에 괴로운 일이 많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누구나 이별을 경험하지만 이별의 슬픔이란 세월이 간다고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내가 잘 아는 사람을 초대하여 같이 점심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부모님도 지금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내가 가까이 모셨던 분들이었다. 나의 부모님도, 그 사람의 부모님도 모두 세상을 떠나고 우리 두 사람만이 마주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왜 그런지 그의 부모님도 식탁에 같이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나의 아버지 어머니도 그 자리에 같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 잡혔다. 우리 두 사람만이 아니고 두 사람의 부모들이 그 식탁에 둘러앉아 여섯 사람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한 셈이었다.

최근에 <아, 가을인가> 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는데, 나는 내 마음 속으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계관시인 Alfred Tennyson 이 지은 <눈물이여, 속절없는 눈물이여>라는 가을의 시 한수를 내 마음 속으로 읊조리고 있었다.

눈물이여, 속절없는 눈물이여, 나 그 뜻을 헤아리지 못 하네
어떤 거룩한 절망의 깊은 품에서 솟아나
가슴에 솟구쳐 두 눈에 고이는 눈물
행복한 가을의 들판을 바라보며
돌아오지 못할 날들을 생각 할 적에

Tears, idle tears, I know not what they mean,
Tears from the depth of some divine despair,
Rise in the heart, and gather to the eyes,
In looking on the happy Autumn fields,
And thinking of the days that are no more.

인생은 괴롭지만 아름다운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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