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5(금)) 굿이나 보다 (158)

 

해방이 되고 나서도 몇 년 동안은 굿을 하는 집들이 더러 있었다. 굿을 하려면 무당을 불러야 하는데 무당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상당한 액수의 돈을 요구하는 무당들도 있었다. 그런데 아무나 무당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신 내림’을 받아야 무당의 자격이 생긴다고 한다.

‘배뱅이굿’을 보면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하여 무당도 아닌 무자격자들이 무당 놀이를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대개는 여러 날 시름시름 앓다가 신이 내려 무당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되지만, 오래전 시골에서 무당이 소여물을 써는 작두를 새파랗게 갈아 놓고 맨 발로 그 위를 걸아가도 발을 베지 않고, 맨발로 숯불을 피워놓고 그 위를 걸어가도 화상을 입지 않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망간 사람의 주소도 알려주고, 잃어버린 돈 보따리를 찾아주기도 하고, 굿을 해서 병을 고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니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자격은 없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속담은 왜 생겼을까?

한바탕 굿을 하고나면 상위에 차려 놓았던 음식을 식구들에게는 물론 이웃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준다. 물론 안 먹는 사람도 있지만. 굿에는 관심이 없으나 떡에는 관심이 있어서 굿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작자들이 어느 동네에나 여러 명 있게 마련이다.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고 형편을 보고 있다가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이나 챙기려는 안 좋은 사람들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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