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2(수) 죽음 앞에서 (135)

 

나는 1928년 10월 2일, 평안남도 맹산이라는 심심산골에서 태어났는데, 그때 내가 나의 어머님에게 그날 그 시간에 그 산골에서 나를 낳아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 내게 관련된 그 모든 것이 나 없는 곳에서 비밀리에 결정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서 줄곧 맹산군 원남면에서 눌러 살았더라면, 우리 아버님처럼 면장이나 한번 해 보았을지 모르겠지만, 일제시대와 6.25를 겪으면서 고생만 하다가 어느덧 나이가 90이 넘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보잘 것 없는 신앙도 나에게 끊임없이 일러준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여러 해 동안 그런 훈련을 받다보니, “그 날을 늘 기다리고 내 등불 밝게 켰다가 주께서 문을 여실 때 이 영혼 들어가겠네”라는 찬송가를 부르며 때로는 어려서 소풍가는 날을 기다리듯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나의 삶의 하루하루가 여간 소중한 나날이 아니다. 나의 요 조그마한 왕국을 지키면서, 나를 찾아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이하는 나의 기쁨은 옛날보다 더하다.

찾아오는 사람은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는데, 남자는 남자대로 좋고, 여자는 여자대로 좋다.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기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휘청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 휘청거리며 걸어가지만, 인생은 끝없이 아름답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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