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8(토) 나의 세대를 대변한다 (131)

 

일제시대가 좋아서 그 시대에 태어난 한국인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고, 부모가 그 시기에 낳아 주었기 때문에 다른 도리가 없어서 식민지에서 살았다. 6.25가 터진 것은 대한민국에 살던 우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고, 통일을 내세워 인민군이 불법 남침을 감행하였기 때문에 3년 동안 우리는 뜻하지 않았던 말 못할 고생을 겪어야만 했고, 폐허가 된 조국 땅을 재건하고 부흥시키기 위해 피땀을 흘렸던 것이다.

우리는 매일 배가 고팠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했고, 빨래 비누로 머리를 감을 수밖에 없었다. 화장지라는 것을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시골에서는 여름 내내 먹다가 말려놓은 옥수수 속대로 밑을 닦았고 서울 사람들도 화장실에 신문지를 몇 등분하여 잘라 놓으면 꽤 잘 사는 집이었다.

어머니가 마련해주신 도시락에 계란이라도 하나 삶아서 칼집을 내어 간장을 뿌려 넣어 주신 것을 학교에 가지고 가면 자랑스럽게 먹었고, 김치쪼가리를 갖고 온 아이들은 그 김치를 뚜껑으로 가려 놓고 먹었다. 겨울 화덕은 교실에 하나뿐 이었다. 힘이 센 아이들이 화덕 맨 밑에 도시락을 올려놓으면 점심때가 되기도 전부터 도시락에서 나는 김치찌개 냄새가 교실에 진동하였다.

그런 시대를 전혀 경험도 해보지도 못하고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여, 반성하고 또 반성하라.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고 그대들의 오늘의 호강이 있느니라.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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