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4(화) 진시황을 생각하다 (127)

 

중국의 만리장성은 진나라의 시황제가 시작한 공사는 아니었으나 단지 그가 만리장성을 완성시켰다 하여 만리장성은 진시황을 연상케 한다. 중국의 첫 황제였던 진시황의 아방궁의 모습이 어떠하였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병마용갱에서 그의 죽음과 동시에 흙으로 빚어 만들어진 엄청난 수의 병마용들로 미루어 볼 때 생전의 그의 위력을 오늘도 우리는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절대권에 도전하는 선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비판적인 지식인들이 상당히 많았다. “요놈들이 무얼 좀 배워서 안답시고 나에게 대드니 이놈들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한 진시황은 선비들이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서적들을 다 몰수하여 불태우고, 말마디나 하는 서생들을 모조리 잡아다 구덩이를 파서 산채로 묻어 죽였다. 학자들의 정치적 비판을 막기 위한 탄압의 상징인 이 “분서갱유”는 그를 희대의 폭군이라는 비판을 받게 하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폭군이 일단 죽고 나면 그 나라는 쇠락의 길을 걷기 마련이다. 그런 예들을 오랜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소련의 스탈린이 죽고 나서 니키타 흐루쇼프를 비롯하여 여러 명의 서기장들이 등장하면서 절대권을 계승한 것으로 착각했지만, 스탈린이 죽고 난 뒤에는 소련의 정세가 점차 무너지기 시작하여 소련의 절대권은 20세기를 넘기지 못하였다. 오늘 러시아의 프틴은 또 다시 소비에트의 부활을 꿈꾸며 스스로 스탈린의 후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의 말로도 결코 순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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