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31(화) 박사 학위를 하라고 하니 (92)

 

대학을 졸업하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었는데, 한국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가 없으면 교수 노릇을 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해방 후 우리가 대학에 입학 했을 때에는 교수들 대부분이 전직 중. 고등학교의 교사 출신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 우리 세대의 교수들 보다 우수한 분 들이 많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학의 길이 활짝 열려서 비교적 쉽게 미국 유학을 갈 수 있었다. 나는 뉴욕에 자리 잡은 United Board for Christian Higher Education에서 제공하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서 다시 미국에 가게 되었는데, 나에게 지정된 대학은 Boston University였다. 그런데 막상 보스톤에 가보니 바로 그 근처에 Harvard 도 있고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도 있고 심지어 Boston College 는 Boston University 보다도 명성이 높은 대학임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한참 들어서 유학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의 신세가 딱하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에서 이름 있는 사람들이 보스톤을 찾아와서 나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다음날에 기말 시험이 있어도 체면상 그 손님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시험이 있어서 못나간다고 할 수 없는 처지가 아닌가? 그러면 저녁도 같이 먹고 보낼 만큼의 시간을 다 보내고 기숙사에 돌아오면 내일 일이 막막한 때도 없지는 않았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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