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6(화) 94상 18방에 주인이 되어 (57)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루 밤을 자고 일어난 그 다음 날 나는 그 방에서 18방으로 옮기게 되었다. 18방에서는 여러 날 묵었는데 방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거기에는 변기통이 방안에 있었다. 대소변을 방안에서 거기에 다 처리해야 하는 것이었다.

감방의 규례는 매우 엄격해서 취침 시간이 되면 누구나 누어서 잠을 자야하고, 기상 시간이면 일어나야 하고, 취침 시간이 되기 전에는 잠을 자서도 안 된다. 처음에는 읽을 책도 없어서 단지 앉아서 명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한번 씩 변기통을 비워야 할 때가 되면 가관이었다. 교도관이 각방마다 각자의 변기통을 들고 나와서 그것을 처리할 목적지 까지 들고 가게 하는데, 대학교수가 갇혀 있는 감방에 변기통이어서 좀 우대를 하는 것인지 다른 젊은 놈을 불러서 나대신 그걸 가져다 버리라고 명령을 하는 것이었다. 변기통을 나르다가 흔들려서 내용물이 튀기도 하고, 흘리기도 하여서 그날이 되면 교도소 안팎이 야단법석이었다.

그러나 밥은 때맞추어 제대로 주고, 잠도 제때에 재우고, 교통사고의 우려도 없고, 테러 당할 걱정도 없는 곳이 교도소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면, 어디라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도 구치소의 그 경험으로부터 터득하게 된 사실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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